- 1인가구 늘고 간편식 성장 배경
- 반면 대형마트는 실적 내리막길
- 1위 이마트 67% 급감한 1507억

1인가구 증가와 온라인 몰의 성장에 따른 구매 패턴의 변화 등이 유통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롯데쇼핑과 이마트 등 실적 부진에 빠진 ‘유통 공룡’들이 연이어 매장 구조조정 등 혁신안을 내놓고 있는 반면 편의점 업계의 영업이익은 사상 최초로 대형마트를 앞질렀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지난해 2565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편의점 CU를 보유한 BGF 리테일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1966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1인가구 증가, 간편식 시장 성장 등을 편의점 성장 배경으로 풀이하고 있다.

반면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67.4% 급감한 1507억 원이었다. GS25와 CU 모두에 뒤지는 규모다. 자회사를 제외한 이마트 별도 기준으로 살펴봐도 2511억 원으로, GS25보다 적다.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는 2월 결산 법인이라 아직 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위인 롯데마트는 지난해 24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급변하는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기존 오프라인 중심 유통업계는 편의점에도 밀리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대형 유통업체의 수익성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마트는 2013년 7350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던 영업이익이 서서히 줄면서 지난해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2분기 창사 이후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한 뒤 4분기에 또다시 적자를 냈다.

롯데마트도 국내 사업을 따졌을 때 1998년 창사 이후 최악의 영업 실적을 기록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와의 경쟁에 따른 매출 부진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온라인쇼핑, 홈쇼핑, 방문판매 등 무점포 판매액은 2015년 46조7888억 원으로 대형마트(32조7775억 원)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후 대형마트 판매액은 32조∼33조 원 안팎에 머물고 있지만 무점포의 판매액은 지난해 79조5848억 원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산된다. 온라인쇼핑 거래액도 134조5830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대형 유통업체는 일제히 몸집을 줄이고 체질 개선에 나설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말 잡화점 ‘삐에로쑈핑’ 사업 철수를 결정해 점포를 정리 중이고 헬스앤뷰티(H&B)스토어 ‘부츠’도 33개 점포 중 절반을 닫기로 했다. 기존 이마트 점포 전체 140곳 가운데 약 30%를 재단장할 예정이다.

롯데쇼핑도 마트, 슈퍼, H&B 스토어 ‘롭스’ 등 오프라인 점포 중 30%인 200여 개를 접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을 내놨다. 롯데쇼핑은 다음 달 유통 계열사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ON’을 출범시키지만, 통합 온라인몰이 안착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