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2003년 사스(SARS) 때보다 경제 피해가 큰 것은 지난 17년간 중국의 경제 규모와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하 연구원)은 9일 보고서를 내어 “세계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중국 GDP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4.3%에서 2019년 16.3%로 확대됐다”라고 밝혔다. 2003~2018년 민간소비 및 고정투자 부문도 중국이 세계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1%에서 10.8%로, 7.4%에서 11.8%로 커졌다는 게 연구원 설명이다.

또한 중국의 경제 규모가 커지고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하는 등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면서 중국의 상품교역이 세계 상품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03년 5%대에서 2018년 10%대 초반으로 확대됐다.

산업 전·후방 연관효과가 높은 자동차 생산에서도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 가운데 중국 내 자동차 생산량이(글로벌 기업까지 포함)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7.3%에서 2018년 29.2%로 확대됐다. 각국이 수출하는 주요 제조업 수출액 가운데 중국이 수출하는 제조업 수출액 비중은 2003년 사스 당시보다 2018년에 3배가량 커졌다. 철강 제품은 중국산 수출액이 전 세계 수출액 가운데 2003년에는 2.6%에 불과했지만 2018년 13.3%를 차지했다.

또한 전 세계 최종 소비 및 투자의 부가가치 가운데 중국에서 창출되는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상품 및 서비스 가운데 중국에서 생산되는 부가가치 비중이 2005년 3.8%에서 2015년 11.3%로 확대됐다. 제조업 생산품에 대한 소비에서 중국의 기여분은 같은 기간 7.4%에서 19.1%로 커졌다.

2015년 OECD 국가 가운데 제조업 부문 투자에서 중국의 부가가치 기여 비중이 높은 국가는 칠레,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한국 등이었다. 또한 최종 소비 부문과 유사하게 글로벌 가치사슬에 크게 관여하고 있는 일본, 영국 등도 높은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연구원은 “최종 소비 및 투자 중 중국의 부가가치 기여가 높은 산업 및 국가일수록 중국 내 생산이 감소할 때 최종 소비와 투자에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급속하게 냉각될 경우를 대비해 한국 경제에 어떠한 파급 영향이 있을지 시나리오별 대책 및 이에 따르는 리스크 최소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글로벌 제조업 경기, 산업활동 위축으로 인한 세계 경제 둔화 가속화 및 금융시장 변동 확대 등의 불안 요인이 국내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로 전이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국내 소비 심리 악화 및 내수 경기 위축을 막기 위해 다양한 거시적 및 미시적 정책이 동원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