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관예우 변호사·세무사 등
- 고소득 전문직도 집중 조사

정부가 부동산 투기에 대해 또다시 강도 높은 규제책을 꺼내들었다. 주택 구입 시 자금조달계획서(부산 6억 원 이상 주택)의 제출을 의무화한 데 이어 전국 지방국세청에도 부동산거래 탈루 전담 조직을 만든다.

국세청은 6일 ‘2020년 국세 행정 계획’을 발표하고 부산지방국세청을 포함한 전국 7개 지방청에 ‘변칙 부동산거래 탈루’를 조사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만든다고 밝혔다.

국세청 본청과 지방청은 공정사회의 근간을 바로 세우는 차원에서 납세자에게 상실감을 주는 지능적 탈세에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7개 모든 지방청의 각 조사국에는 ‘변칙 부동산 거래 탈루 대응 태스크포스(TF)’가 설치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변칙 증여 등을 통한 탈루 부동산 거래가 줄지 않아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TF 설치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TF는 정부의 부동산 투기 합동 조사에서 포착되는 의심 사례뿐 아니라 지방청이 자체적으로 발굴하는 부동산 관련 탈루 혐의 건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전관예우를 이용해 부를 축적하고도 세금을 내지 않는 전문직은 올해 집중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퇴직 고위 공직자의 사적 관계나 우월적 지위를 통해 많은 수입을 거두면서도 변칙적인 방법으로 세금을 탈루한 혐의가 있는 변호사 세무사 관세사 변리사 등이 주요 타깃이다. 국세청은 무리하고 임의적인 세무조사를 막기 위한 장치도 마련한다. 각 지방청은 세무조사를 담당한 직원과 팀을 평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지표인 ‘조사 실적(추징 세액)’ 기준을 전면 폐지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금을 얼마나 많이 걷었는지’로 세무 공무원의 역량을 평가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 대신 우수 조사 사례와 적법 절차 준수 여부 등을 반영한 정성(定性) 평가 방식이 도입된다. 아울러 지방청과 세무서의 고액 과세 쟁점은 지방청 내 조사심의팀으로부터 반드시 ‘사전 검증’을 받도록 내부 규정을 바꾼다. 조사 실무진의 임의적인 판단을 줄이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세무조사와 과세 정당성을 꼼꼼히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의무 심의 대상인 ‘고액 과세’의 기준은 개인의 경우 10억 원 이상, 법인은 30억 원 이상이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제때 제출하는 등 성실하게 협조한 납세자에게 현장조사 기간 단축, 조사 조기 종결 등 혜택을 주기로 했다. 반면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등 비협조적인 납세자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철저히 부과하고 포렌식(과학적 수사 기법)까지 동원한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