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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송금시대에도…빳빳한 세뱃돈 여전히 인기

은행 창구마다 신권교환 인파, 50만 원 넘으면 여러곳 돌아야

  • 국제신문
  • 김화영 기자
  •  |  입력 : 2020-01-23 22:31:25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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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돈 발행·유통 거액 세금 들어
- 한은, 신권 찾기 자제 캠페인도
- 카카오페이, 설날송금봉투 운영
- 시중은행도 유사 서비스 실시

“세뱃돈을 손자손녀 4명하고 며느리에게 줘야 해. 넉넉하게 100만 원을 새 돈으로 바꾸려 했는데, 20만 원밖에 안 바꿔 주잖아.”(김정순·부산 동구 범일동·63) “저희도 고객이 원하는 만큼 교환해주고 싶죠. 안타깝지만 은행 영업점마다 신권 배정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5만 원 권은 남는데, 1만 원 권이 늘 품귀입니다.”(부산은행 본점 직원)
24일 설 연휴 첫날 부산역 영업을 앞두고 23일 시범 서비스를 벌인 BNK 부산은행의 이동점포 모습. 부산은행 제공
설 명절 직전이면 해마다 전국의 은행 창구는 전쟁을 치른다. 빳빳한 신권을 구하는 인파가 북새통을 이루는 까닭이다. 여태껏 늘 그랬던 당연한 설 풍경으로 여겨진다. 모든 금융거래가 손 안의 휴대폰으로 이뤄지는 시대에 종이 지폐를 구하려고 아직 이런 홍역을 치르는 것을 의아하게 보기도 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권이 귀한 이유는 한국은행이 설을 맞아 시중에 푸는 돈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부산은행 기준으로 영업점마다 5000만~1억 원의 신권이 배정된다. 은행은 이 돈을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공평하게 나눠주기 위해 1인당 신권 교환 한도를 20만~30만 원 수준으로 정한다. 50만 원 이상 신권을 구하려면 은행 서너 곳을 돌아야 한다.

디지털 금융이 발달한 요즘 세태와는 맞지 않는 모습이라는 시선도 있다. 카카오페이에서는 ‘설날 송금봉투’ 기능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톡에서 돈 받을 사람을 골라 보낼 금액을 입력하고 ‘설날’ 등 문구가 적힌 봉투를 지정해 보내면, 받는 이는 이색 모바일 봉투에 담긴 돈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도 스마트폰뱅킹 등을 할 때 이와 비슷한 ‘세뱃돈 복주머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신권을 구하려 고생하지만 마음보다는 금액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현실이다 . 10대 자녀를 둔 박모(45) 씨는 “요즘 청소년은 질보다는 양이다. 꼬질꼬질한 5만 원을 빳빳한 1만 원 권 두 석 장보다 훨씬 가치 있게 여긴다”고 했다.

한국은행은 이런 세태를 반영해 ‘명절 맞이 신권 찾기’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는 캠페인도 벌인다. ‘손때 묻은 지폐 한 장이 더 값질 때가 있다. 깨끗하게 사용한 돈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자’는 포스터와 리플렛을 배포하고 있다. 한국은행 부산본부 업무팀 관계자는 “대전 조폐공사에서 거액의 현금을 새로 찍고, 이를 부산 등 각 지역에서 보관하며 유통하는 전 과정에 국민 세금이 투입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설을 맞아 유통하는 신권 규모는 매년 3000억 원쯤이지만, 조금씩 줄어드는 경향성을 보인다. 지난해 설 전 8영업일 동안 3163억 원 상당이 신권이 발행됐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2861억 원이었다.

그러나 신권 교환 분위기를 무조건 자제시키는 것이 옳은 방향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다. 부산은행 본점에서 만난 70대 남성은 “언젠가는 한국에서 사라질 풍습이 되겠지. 그렇지만 손주 손녀에게 1년에 한 번 새해 아침 세배를 받고, 내가 덕담하고 정성스레 준비한 돈을 건네는 것은 여전히 훈훈한 우리의 모습 아니냐”고 반문했다. 세뱃돈을 건네는 풍습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작됐는지 증명하는 사료는 적지만, 19세기 풍속을 정리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보면 세배를 하는 아이들에게 떡과 과일을 내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한편, 부산은행은 24일 부산역 광장과 진영휴게소(순천 방향)에서 이동점포를 운영한다.

김화영 기자

◇ 제목한국은행 부산지역 신권 발행액 규모

연도

액수(억 원)

2018

2776

2019

3163

2020

2861

※자료 : 한국은행 부산본부, 기준=설날 전 8일의 영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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