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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동네시장 시름 잠긴 설대목

대형마트에 치이고 대형전통시장에 뺏기고…

  • 국제신문
  •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
  •  |  입력 : 2020-01-22 22:36:56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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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포 100개 미만 재송시장 등
- 손님 한산… 설 분위기 실종
- 지역 시장의 58% 차지 불구
- 정부 지원도 대형시장 위주

“설 연휴 대목이요? 이렇게 한가한 거 보세요. 손님이 너무 없어요.”

설 연휴는 전통시장의 대목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일부 대형시장에 국한된 이야기다. 규모가 작은 골목시장은 설 특수를 누리지 못해 전통시장에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점포 100개 미만의 소형 골목 시장은 손님의 발길이 뜸해 울상이다.
22일 부산 해운대구 재송시장이 설 대목에도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설을 사흘 앞둔 2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재송시장은 명절 준비를 하러 나온 손님으로 붐빌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한산했다. 재송시장에서 23년째 수산물 가게를 꾸려온 상인은 “나이가 있는 손님은 부전시장, 자갈치시장 등 큰 시장으로 가고 젊은 사람은 백화점, 마트에 가니 명절이라 사람이 더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날 연제구 연일시장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연일시장에서 17년째 수산물 가게를 하고 있는 상인은 “이런 명절은 처음이다. 손님이 없다. 백화점, 마트에 손님을 다 뺏긴 것 같다. 정부나 시도 큰 시장 위주로 지원하니 큰 시장으로 손님이 몰리고 우리같이 작은 시장은 더 어려워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인 부산진구 부전마켓타운은 궂은 날씨에도 설 차례상 준비를 하러 나온 인파로 북적였다. 부전상가시장 입구에서 과일 상을 하는 상인은 “설 한 달 전부터 설 대목으로 보는데, 이때 방문객이 평소보다 배 이상 는다”고 말했다.

부산 시내 시장 216곳 중 126곳이 점포 100개 미만의 소형 시장으로 58%를 차지한다. 그러나 정부와 시의 전통시장 지원 사업은 대부분 대형 시장 위주로 이뤄진다. 부산시는 지난해 115개 시장에 362억2300만 원(국비 104억1200만 원, 지방비 230억4700억 원, 민간 27억6400만 원)을 지원했다. 예산 중 가장 큰 비중(158억5900만 원)을 차지하는 시설현대화사업은 43개 시장을 지원했는데 이 중 소형시장은 17곳에 불과했다. 예산 규모도 24%에 그쳤다. 소형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별도의 예산은 아케이드, 화장실 개보수 등 소규모 환경 개선 사업에 책정된 10억 원 정도다. 부산시상인연합회 관계자는 “문화관광형 육성사업, 시설현대화사업 등 지원 규모가 큰 사업은 대부분 심사기준이 소형 골목시장에 불리해 대형시장이 선정되는 경우가 많다. 열악한 소형 골목 시장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심사 기준을 이원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재송시장에서 설 차례상 장을 보러 온 오숙희(해운대구 재송동·75) 씨는 “30년째 시장을 이용하고 있다. 시장은 마트보다 저렴하고 서로 잘 알기에 덤으로 주는 인심이 살아있다. 동네시장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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