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요구하는 학력보다 높은 학력으로 취업하는 ‘하향 취업’이 3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와 학력의 미스매치는 2000년대 이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졸자의 하향 취업률이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늘면서 최근 30%를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기별로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3년 하향 취업률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이후 상승세는 더 가팔라졌다.
보고서는 하향 취업을 4년제 대졸자가 고졸 이하의 학력을 요구하는 일자리에 취직한 경우로 정의했다. 대졸 취업자가 관리자, 전문가 및 사무종사자면 적정 취업, 그외 직업은 하향 취업으로 분류했다.
하향 취업의 증가세는 고학력 일자리 수요가 대졸자의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불균형 탓으로 분석됐다.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대졸자는 연평균 4.3% 증가한 반면 적정 일자리는 2.8% 늘어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하향 취업자 중 85.6%는 1년 후에도 하향 취업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이에 따른 임금 손실도 적지 않았다. 하향 취업자의 2004~2018년 평균임금은 월 177만 원으로 적정 취업자의 월 평균임금인 284만 원보다 38% 낮은 수준이다. 하향 취업자의 임금은 150만 원 주변에 집중됐고, 적정 취업자의 임금은 150만~450만 원 구간에 분포했다.
보고서는 “일자리와 학력의 미스매치는 장기적 관점에서 학력 과잉에 따른 인적 자본 활용의 비효율성을 나타낸다”면서 “하향 취업 증가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필요 이상의 고학력화 현상을 완화하는 한편 노동시장의 제도 개선을 통해 직업 간 원활한 노동 이동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