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반기부터는 우리 나라 승객이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을 때 현지 공항에서 받아야 했던 추가 검색과 보안 인터뷰 절차가 간소화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6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제8차 한미 항공보안 협력회의에서 미국 교통보안청(TSA)과 이런 내용을 담은 ‘한미 항공보안체계 상호인정 합의서’를 맺었다고 11일 밝혔다. 두 나라는 앞으로 항공보안 규정 검토와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세부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테러 예방을 위해 항공검색을 강화해 온 미국이 다른 나라와 항공보안체계 상호인증을 합의한 것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우리 나라가 처음이다. 미국 교통보안청은 지난 2017년 6월부터 미국을 취항하는 전세계 항공사를 대상으로 승객·휴대물품 등에 대한 보안 검색을 강화하고 이행 실태를 주기적으로 평가해왔다. 이 때문에 연간 345만 명 수준인 우리 나라의 승객이 보안 인터뷰를 해야 하고 탑승구 앞에서 전자제품, 분말, 액체류 소지 여부에 대해 추가검색을 받는 불편을 겪었다. 또 업계에서는 1만4100편에 이르는 미국행 항공기를 대상으로 한 검색 강화가 항공사 비용부담으로 이어진다는 불만이 높았다.

　이에 정부는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미국 측과 협상을 계속 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교통보안청은 지난 2002년부터 올해 5월까지 총 19번의 평가 결과 인천·김해공항,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우리나라 공항과 항공사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기준과 미국행 항공기 보안규정을 충족하는 등 보안면에서 우수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어명소 국토부 항공정책관과 다비 라조에 미국 교통보안청 보안수석실장은 “이번 조치는 양국의 우수한 항공보안 수준과 굳건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해 이뤄진 것”이라며 “조기에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