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이 경남 밀양에 대규모 라면공장 설립을 추진한다. 라면 생산과 관련해 동남권에서 농심과 맞대결을 벌이게 된다. 농심은 서부산권인 녹산공장을 증설해 ‘건면 전진기지’로 육성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9일 경남 창원 그랜드 머큐어 앰배서더 호텔에서 경상남도, 밀양시, 한국주택토지공사와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양식품은 9일 경상남도, 밀양시, 한국주택토지공사와 신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 협약(MOU)를 체결했다. 왼쪽에서 일곱 번째가 김경수 경남지사, 열한 번째가 삼양식품 김정수 사장. 삼양식품 제공

이번 협약을 기반으로 삼양식품은 오는 2023년까지 약 1300억 원을 투자해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 신공장 설립한다. 삼양식품은 중국 동남아 등 해외 유통망 강화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그동안 생산 능력 확대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 왔다.

특히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는 지난 10~11월 컨테이너 800대(라면 약 6400만 개)를 수출하는 등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강원 원주와 전북 익산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12억 개 수준이며 수출용 제품 대부분은 원주공장에서 생산된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액 4693억 원 가운데 2001억 원이 수출에서 이뤄졌고 올해 3분기까지는 매출액 3917억 원 가운데 1919억 원이 수출이 차지했다.

우선 밀양 공장은 수출 전진 기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세계적인 인기로 2015년 300억 원에 불과했던 해외 매출이 2016년 930억 원, 2017년 2050억 원으로 수직 상승한 바 있다. 올해 수출은 27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 밀양은 부산항과 인접해 물류비가 기존 대비 50% 절감되는 등 수출 전진기지가 될 수 있는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삼양식품은 이를 활용해 신공장의 생산 품목을 수출용 제품으로 구성하고 생산라인을 자동화함으로써 해외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출 전진기지를 확보해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하려고 한다. 공장이 설립되면 지역업체와의 협력뿐 아니라 150여 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심은 올해 상반기 ‘신라면 건면’이 인기를 끌자 부산 강서구 녹산 공장도 9년 만에 증설하기로 했다. 농심은 부산 녹산공장에 6개, 경북 구미공장에 1개의 건면 라인을 가동하고 있었는데 올해 연말까지 녹산공장에 2개 라인을 추가로 구축한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