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심사가 늘 그렇듯 복병은 마지막에 있었다. 과연 보편적 지식을 뛰어넘는 과학적 상상력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일까? 심사위원들 간 열띤 토론이 있었다. 과학논술이기에 과학지식은 무엇보다 엄정해야 한다. 과학이 과학일 수 있는 기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공모임을 상기한다면, 청소년다운 발칙한 상상력이 더 주목받아야 하지 않을까?
우선 전제된 논술 지문에 대한 숙독은 필수조건이다. 그렇다고 베껴쓰라는 얘기는 아니다. 다음으로 자신의 목소리로 제대로 가공해 정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기만의 독창적이고 신선한 아이디어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발칙할수록 좋고, 틀려도 상관 없다. 논술공모전이 열매를 따자는 게 아니라, 싹을 발굴하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극지의 앵커 얼음’에서 대기오염의 해결책을 상상한 논술이나 극지동물의 특이 행동을 ‘진화’로 논한 글들에서 장래의 네이처지나 사이언스지 논문을 상상하는 일이 과연 허망한 꿈은 아닐 것이다. 환경문제의 솔루션을 매우 담담하게 자기 삶 속에 녹여 넣은 ‘사이사이 자연스럽게’는 과학 담론을 인문학적 성찰로 승화시킨 보기 드문 글이다. ‘극지의 종말, 인류의 끝’도 중학생답지 않게 어른스러운 솔루션을 제시한 글이라 기억에 남는다. 수상자들뿐만 아니라, 이번 논술공모에 참여한 모든 청소년이 미래의 과학자가 되는. 꿈에 젖는 행복한 심사였음을 고백한다.
심사위원장 김태만 한국해양대 교수
◇심사위원
김태만 한국해양대 교수(위원장), 김수암 부경대 명예교수, 이보고 부경대 교수, 오현석 울산대 외래교수, 권경선 한국해양대 교수, 강병관 아시아퍼시픽해양문화연구원 박사, 김도형 부산과학고 교사, 박미화 도서출판 미디어줌 대표, 장현정 도서출판 호밀밭 대표, 고영란 상지아카데미 이사, 유정환 국제신문 해양수산팀장, 한승우 극지연구소 박사, 이윤길 작가
◇심사자문
최경식 한국해양대 교수, 신형철 극지연구소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