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버 겨냥 제품·아카데미 봇물

‘액티브 시니어’가 침체된 유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퇴직 후 시간과 경제적 여유를 기반으로 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들은 자신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 유통가에 새로운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내년 액티브 시니어 관련 시장 규모를 125조 원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문화센터의 ‘시니어 모델 아카데미’ 수강생들이 강의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액티브 시니어의 소비는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28일 부산지역 4개 롯데백화점과 롯데몰동부산점의 매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10월 50~70대 고객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 늘었다. 고객 수도 16% 증가했다.

유통가에서는 액티브 시니어 모시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구매력이 큰 5060 세대를 백화점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문화센터에서는 인기 강좌를 내걸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 문화센터에서는 올해 겨울학기 강좌로 ‘시니어 모델 아카데미’를 연다. 자세 교정, 기본 워킹, 패션쇼 콘티 연출법 등을 배워볼 수 있는 강좌다. 다음 달 초 시작하는 겨울 학기 수업 정원은 30명인데, 접수를 시작한 지 일주일도 안 돼 모두 마감됐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문화센터 관계자는 “현재 대기 인원 20명도 다 찬 상태인데 강의를 듣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 많다”고 했다.

신세계센텀시티 아카데미도 시니어 대상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요가·탱고 수업이나 노래 교실이 인기다. ‘추억의 팝송 교실’과 ‘힐링 가요 산책’은 반응이 좋아 이번 겨울학기에 강좌 수를 더 늘렸다.

신세계센텀시티 아카데미 조은정 매니저는 “5060세대의 정신적·육체적 건강 증진을 도모하고 시니어 클럽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강좌를 증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액티브 시니어가 외모 가꾸기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패션 가발도 인기다. 신세계센텀시티 패션 가발 전문점 ‘씨크릿우먼’은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7일까지 매출이 1년 전보다 29% 늘었다. 고객 절반 이상이 50~70대 여성이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