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원복지센터 이사장 후보에도
- 정부인사 내세워 선원노련 반발
- 한국선급 회장도 ‘해피아’ 우려
해양수산부 등 중앙정부기관에서 일했던 고위 공직자가 해양수산 기관의 차기 수장으로 내정됐다거나 공모에 응했다는 말이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분야를 잘 알고 이해할 수 있는 이가 기관장을 맡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5일 부산항만공사(BPA)와 부산항보안공사 등에 따르면 부산항보안공사는 26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3년 임기의 차기 사장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현 허홍 사장의 임기가 27일까지여서 오는 28일이면 제5대 사장이 취임한다.
문제는 공모 서류 접수가 시작될 무렵부터 청와대 경호처 출신 인사가 최종 낙점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는 점이다. 현 사장을 포함한 2~4대 사장 모두 청와대 경호처 출신인 데다 이번 공모에도 청와대 경호처 간부 출신 인사가 응했다는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산항보안공사의 지분 100%를 갖고 있는 BPA가 결국 해수부 산하 기관이기 때문에 정부의 입김을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경호처 출신 인사가 응모했다는 소문이 나길래 들러리가 되기 싫어 응모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이하 선원노련)도 지난 14일 임시중앙위원회를 열고,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 이사장 후보를 정부 측이 내세운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철회를 요구하는 특별결의문을 채택했다.
선원노련은 결의문에서 “대한민국 선원의 복지고용 개선에 매진해야 할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가 해양수산부 출신들이 이사장직을 독식하며 많은 문제를 낳았다”며 “중앙위원 일동은 정부 측 이사장 입후보를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한다”고 성토했다. 지난 13년간 4대에 걸쳐 해양수산부 출신의 이사장 비위 또는 직원 채용 비리로 사법처리를 받으면서 센터가 파행으로 치달은 책임을 해양수산부에 물은 것이다.
세계적 선박 인증 기관인 한국선급(KR)에서도 차기 회장 공모에 나서면서 해수부 출신 회장이 다시 나올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선급은 해수부 출범 직후인 1992년부터 21년 동안 해수부 관료 출신 인사들이 회장으로 선임됐다가 2013년부터 경쟁을 통해 선급 내부 출신이 발탁되거나 관련 업계 출신 인사가 회장을 맡았다. 한국선급 기술본부장 출신인 21대 전영기 회장은 2014년 4월 세월호 사고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후 선주상호보험 전무 출신인 박범식 회장, 한국선급 검사본부장 출신의 이정기 현 회장 등 2명이 지난 6년간 선급을 맡았다. ‘해피아’ ‘낙하산’이라는 비난이 거셌던 것도 민간 출신 회장의 선임에 유리한 측면으로 작용했다.
한국선급 노조는 최근 경영 혁신을 주도할 경영진을 원하며 내부 추천위원 2명 중 1명을 노조 대표로 대체할 것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이들은 “선급 내부에 회장을 맡을 만한 인물이 없는 것 아니냐는 패배론을 경계한다”며 “영국 일본보다 역사는 짧지만 정부 예산 지원 없이도 글로벌 7위 선급으로 발돋움한 것은 노사가 함께 이룬 성과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신임 회장은 혁신적 리더십을 갖춘 유능한 인사가 선임돼야 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