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이마트도 강희석 대표 임명
- 외부 젊은 피 수혈로 주목 받아
- 롯데, 40대 점장들 전면 나설 듯

위기의 유통업계에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마트에 이어 국내 3대 백화점 중 하나인 현대백화점이 경영진의 세대교체를 선언했다. 다음 달 정기인사를 앞둔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에도 세대교체 바람이 몰아칠지 관심이 쏠린다.

김형종 현대百 대표이사(왼쪽),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현대백화점그룹은 김형종(59) 한섬 대표이사 사장을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하는 등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고 25일 밝혔다. 한섬 대표이사에는 김민덕(52) 한섬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이, 현대리바트 대표이사 사장에는 윤기철(57)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이 각각 승진 기용됐다.

이번 현대백화점그룹 인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세대교체’다. 사장단의 연령대가 1950년대생에서 1960년대생으로 젊어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동안 50년대생 경영진의 오랜 관록과 경륜을 통해 회사 성장과 사업 안정화를 이뤄왔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트렌드에 보다 신속하고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겸비한 60년대생 경영진을 전면에 포진시켜 미래에 대비하고 지속경영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쏜 곳은 이마트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21일 이마트 정기임원이사에서 창립 26년 만에 최초로 컨설턴트 출신 강희석 신임 이마트 대표이사(50)를 임명했다. ‘젊은 피 외부 수혈’로 주목받은 강 대표는 전임자보다 12살 아래다.

나란히 다음 달 정기 임원 인사를 앞둔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도 세대교체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신동빈 회장이 일부 비즈니스유닛(BU)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세대교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불매운동 여파 등으로 롯데쇼핑의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감소하는 등 실적 부진 탓에 인사 폭이 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신세계그룹은 백화점 부문 및 전략실에 대한 정기인사가 예정돼 있다. 올해로 7년째 재임 중인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의 거취가 관심이다. 신세계백화점의 3분기 실적이 좋은 편이고 장 대표가 1960년생이라 연임 가능성도 점쳐진다.

임원진뿐만 아니라 ‘야전 사령관’인 실무 책임자도 젊은 얼굴로 교체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점장에 기용할 부장급 인사를 집중 교육하는 ‘예비 점장’ 인력 풀 제도를 올해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들 대부분은 40대다. 과거 점장이 주로 50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대교체가 가시화된 셈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예전에는 경력이 많은 고참 순으로 점장이 됐지만 최근에는 실적과 역량이 우수하면 나이가 어려도 점장에 투입하자는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가 세대교체에 집중하는 것은 이커머스와의 경쟁 등 경영환경 변화로 촉발된 위기를 타개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세대교체는 온라인 세대를 공략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젊은 감각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