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 : 통계청)

올해 3분기 가구별 소득 격차가 4년 만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의 소득이 사실상 정체 상태에 머문 반면 저소득층은 2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이 늘지 않고 있어 소득 불균형 문제가 구조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기 힘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9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 결과’ 보고서를 보면 올해 3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전국 2인 이상 가구 기준)은 5.52배로 지난해 3분기(5.52배)보다 0.15배포인트(p) 하락했다. 이 배율은 상·하위 가구의 소득 격차를 나타내는 지표다. 수치가 클수록 계층 간 소득 분배가 불균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대 3분기 기준으로 볼 때 이 배율이 1년 전보다 하락한 것은 2014년 4.73배에서 2015년 4.46배로 내려간 이후 처음이다. 2016년(4.81배)부터 지난해(5.52배)까지는 매년 상승세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3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가계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137만1600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4.5%(5만6800원) 증가했다.

1분위 가계의 명목소득은 지난해 1분기(-8.0%) 감소세로 전환된 뒤 5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지난 2분기(0.04%)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올해 3분기 명목소득 증가율(4.5%)은 2017년 4분기(10.2%) 이후 가장 큰 것이다. 박상영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정부의 소득지원 강화와 고용시장의 양적 호조 등으로 1분위 가계의 소득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올해 3분기 소득 상위 20%(5분위) 가계의 월평균 명목소득은 980만2000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0.7%(6만4500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사업소득이 12.6%나 급감하면서 명목소득 증가율 둔화 원인으로 작용했다. 3분기 20% 가계의 사업소득 감소율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컸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 4년 만에 완화됐지만 저소득층의 실질 소득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올해 3분기 1분위 가계의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6.5% 줄며 7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1~5분위 가계 중 근로소득이 줄어든 가계는 1분위가 유일했다.

반면 1분위 가계의 이전소득은 지난해 3분기보다 11.4% 늘었다. 이전소득에는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정부가 지원하는 돈이 포함된다.

한편 올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1년 전보다 6.9% 늘어난 113만82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모든 분기를 통틀어 2003년 이후 가장 큰 것이다. 비소비지출은 세금, 국민연금 보험료, 건강보험료, 대출 이자, 경조사비, 종교단체 헌금 등 소비 활동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지출을 의미한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