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597개, 전년보다 5.4% ↓
- 울산도 7.1%↓… 경남은 제자리
- 서울·수도권, 높은 증가율 대조

부산에 둥지를 튼 외국계 기업 수가 지난해 600개를 하회하며 4년 만에 감소세를 기록했다. 조선과 자동차 등 주력 산업 부진으로 지역의 투자 환경과 입지 매력이 떨어지면서 사업 시작을 꺼리거나 떠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세청이 10일 발표한 ‘2019년 국세통계 2차 조기 공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부산 외국계 기업 수는 총 597개로 2017년 말(631개)보다 5.4% 줄었다. 국세청이 집계 대상으로 삼은 외국계 기업은 ▷외국인 투자 법인 ▷국내 지점 ▷연락사무소다.

부산 외국계 기업은 2013년 578개에서 2014년 569개로 1.6% 줄었지만 그 이후부터 2017년까지는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4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외국계 기업을 종류별로 보면 외국인 투자 법인이 2017년 386개에서 지난해 376개로 2.6% 줄었고, 국내 지점과 연락 사무소도 각각 15.5%(129→109개)와 3.4%(116→112개) 감소했다. 감소율(-5.4%)은 전국 17개 시·도 중 광주(-8.2%) 전남(-7.8%) 울산(-7.1%)에 이어 네 번째로 컸다.

반면 전국의 외국계 기업은 2017년 1만2160개에서 지난해 1만2339개로 1.5% 늘었다. 특히 서울(1.4%, 7279→7383개) 인천(11.0%, 490→544개) 경기(3.0%, 2256→2323개) 등 수도권 3개 지역은 전국과 유사하거나 월등히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경남은 제자리 걸음(302→303개)에 머물렀다.

지난해 부울경 외국계 기업이 감소하거나 크게 늘지 않은 것은 주력 산업 부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역 경제를 이끄는 조선 기자재와 자동차 부품 등의 업황이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다 보니 해외 기업 입장에서도 선뜻 투자에 나서지 않거나 투자처를 다른 지역으로 옮긴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는 이 문제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편 지난해 전국 신규 사업자는 2017년보다 6.9% 늘었다. 서울(15.0%) 인천(4.7%) 경기(9.9%)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부산은 0.4% 느는 데 그쳤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부산 외국계 기업 현황 2014년 569개 2015년 585개 2016년 600개 2017년 631개 2018년 597개 ※자료 : 국세청, 연말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