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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기자재 기술로 세계로 <4> 부산 조선기자재의 미래는

다양한 환경규제 맞춘 ‘틈새 기술’ 공략에 사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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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장 부문 10위인 터키
- 내년 세계 65조 원 시장 전망
- 선박개조 ‘레트로핏’ 성장 박차
- 금진해운 등 부산 업계도
- 이 부문 투자·인력 대폭 확충

- IMO규제로 친환경 대세 속
- 나라별 규제 방식은 제각각
- 선제적 R&D와 시장 개척이
- 지역업계 생존 확률 높여

내년 발효를 앞둔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환경 규제를 두고 글로벌 산업계와 국가 간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이른바 ‘IMO 2020’으로 불리는 이 규제안은 선박 연료의 황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감소하는 조처다. 선주를 포함한 해운업계와 조선업계, 정유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현재 LNG 추진선을 신규로 발주하거나 기존 선박에 스크러버를 장착해 외부로 배출되는 황산화물을 저감하는 방안, 저유황유를 사용하는 움직임 등 크게 세 가지 형태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조선업계는 LNG 추진선으로 선종이 일원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글로벌 해운업계와 정유업계 중 일부는 각자의 계산에 따라 아예 IMO 2020 발효 시점을 연기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개막한 ‘2019 부산국제조선해양대제전(MARINE WEEK 2019)’에서 바이어들이 DSME 부스를 찾아 LNG선을 살펴보고 있다. 전민철 기자
■‘틈새시장’ 터키도 변화 감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이스탄불(터키)무역관은 지난달 그리스 아테네로 향하는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소속 11개 사를 초청했다. 터키에서 이뤄진 최초의 국내 조선기자재 부문 경제 사절단인 셈이다. 코트라 김현철 이스탄불무역관장은 “최근 환경 규제에 따라 글로벌 조선업계가 변화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밑그림이 나오지 않았지만 터키에도 분명히 기회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터키의 조선시장은 세계 10위 규모다.코트라 이스탄불무역관은 터키조선업협회(GISBIR)와 세데프(Sedef) 조선소 현장 방문을 주선했다. 터키조선업협회 빌게한 바이라모글루 부회장은 “테크로스와 같은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영역은 터키와 좋은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며 “터키의 조선산업에서 아시아 시장은 유럽 다음의 주요 수입국이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양국 간 이익이 되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금진해운의 자회사인 KJ마린서비스는 터키뿐 아니라 그리스 러시아 등 세계 각국 시장을 눈여겨 보는 중이다. 최근 선박평형수 처리장치와 스크러버 시장이 열리면서 ‘레트로핏’ 부문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트로핏’은 선박 개조 개념으로, 기존 선박에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나 스크러버를 장착하는 사업이다. 코트라는 두 기술에 대한 시장이 급성장 함에 따라 글로벌 레트로핏 시장 부문 역시 내년 65조 원 이상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진해운 측은 이 사업의 성장성을 내다보고 지난해 KJ마린서비스를 설립해 시설 투자와 관련 인력을 대폭 확충했다. 이미 중국이 석권한 시장을 빼앗아 오겠다는 목표다. 현재까지 18척의 수주를 받은 상태며, 지난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조선산업 전시회 NEVA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조만간 러시아 업체와 350만 달러 규모의 수주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KJ마린서비스 이광문 실장은 “레트로핏 영역은 국내 조선업계의 준비가 늦은 감이 있다”면서 “설계부터 시작해 자재 공급과 설치까지 한 번에 진행하는 턴키 방식 사업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터키 역시 관련 부문에 대한 종합적인 전문성이 없어 수주를 따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첨예한 이권 대립, 친환경 선박 미래

   
지난달 15일 터키 이스탄불을 방문한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관계자들이 터키조선업협회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민건태 기자
스크러버와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인 파나시아는 해운업계와 정유업계의 ‘밀당’ 속에서 대응 전략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스크러버 부문은 해운업계와 정유업계의 의견이 갈리는 대표 기술이다. 해운업계의 일부 선주들은 기존 선박에 스크러버를 설치하는 것을 밀고 있지만, 저유황유를 대안으로 제시한 정유업계의 사정은 다르다. 스크러버를 다는 대신 기름만 바꾸면 충분히 규제를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대규모 벙커링 시설을 조성한 싱가포르와 원유 생산국인 미국의 일부 주와 중동 일부 지역에서는 스크러버를 장착한 선박의 자국 항구 입항을 금지하는 조처를 내리기도 했다. 파나시아 네덜란드지사 양희현 과장은 “스크러버와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를 중심으로 이미 대규모 실적이 생기는 과정에서, 국가 간 또는 산업 간 선박 환경 규제를 두고 다양한 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장기적인 목표가 이산화탄소 ‘0%’라는 점은 모두가 공감하나, 이를 어떻게 실현할지는 아직 정답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 조선 및 해양산업전(KORMARINE)’은 친환경 선박의 미래를 제시했다. 지역 조선기자재는 일제히 LNG 추진선과 관련 기술을 대거 소개했다. 선박에서 자연 기화하는 LNG 기체를 거둬들여 LNG 연료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내놓은 동화뉴텍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마이텍도 기존 디젤 기반의 열교환기 체계에서 벗어나 LNG와 관련한 기술을 전시장에 내놨다. 마이텍 우정윤 해외영업팀장은 “규제는 결국 강화되는 추세로 이어질 것”이라며 “LNG로 선종이 일원화하는 점은 위기와 기회가 상존하는 영역으로, 규제 강화 추세에 맞춘 연구·개발을 미리 준비한 업체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 연료 기반의 전기 추진선 개발을 위해 지역 조선기자재 업계 일부에서는 이미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며 “LNG 추진선이나 전기 추진선 등 관련 인프라를 조성하는 등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탄불=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

※ 본 기획취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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