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소비침체와 투자 부진 속
- 日수출규제·美中분쟁 등 겹쳐
- 정부 지출 위주 정책 효과 미미
- 구조 개혁과 신산업 육성 시급
올해 3분기 우리 경제가 전 분기보다 0.4% 성장하는 데 그친 것은 소비 침체와 투자 부진이 이미 장기화된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고자 정부가 시행한 ‘재정 투입’ 효과가 시간이 지날수록 반감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발 수출 규제 사태와 미중 무역 분쟁 지속 등 대외 리스크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데다 지금으로선 재정 지출 외에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2%대 성장률’ 사수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0.4%(전 분기 대비)는 기업으로 치면 ‘어닝 쇼크(실적 악화에 따른 시장 충격)’ 수준의 성적표다. 시장 전망치(0.5~0.6%)를 밑도는 수치일 뿐 아니라 그간 정부가 재정 지출 중심의 대책을 잇달아 발표하며 경제 활력 제고에 총력을 쏟았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재정 지출의 버팀목 효과가 둔해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제로 지난 2분기 1.2%포인트였던 재정 지출의 성장 기여도는 3분기 0.2%포인트로 대폭 낮아졌다.
상당수 전문가와 시장에서는 3분기 성장률이 애초 전망치를 하회한 이상 올해 연간 성장률이 1%대로 주저앉는 것은 기정사실화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연간 성장률이 2%대를 기록하려면 4분기에는 1.0% 이상 성장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을 고려하면 불과 3개월 만에 0.4%에서 1.0%로 급성장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다수를 차지한다.
1960년대 산업화가 본격화한 이후 우리 경제의 연간 성장률이 2.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제2차 석유파동이 터진 1980년(-1.7%) ▷외환위기 때인 1998년(-5.5%)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등 세 차례가 전부다. 10년 만에 최악의 경제 성적을 낼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남은 기간 경기 흐름이 좋아질 가능성이 작아 올해 성장률은 1%대를 기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7월 제시한 올해 연간 성장률 목표치는 ‘2.4~2.5%’였다.
저성장 기조가 더 심화되면서 ‘최대 성장 능력’을 의미하는 잠재 성장률 하락도 우려된다. 현재 한은은 올해와 내년 한국의 잠재 성장률을 2.5~2.6% 수준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이 갈수록 식어간다는 점에서 잠재 성장률마저 조만간 1%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역시 이날 국정감사에서 “잠재 성장률이 앞으로 그것(2.5~2.6%)보다 더 낮아질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생산성을 높이고 신성장 동력 확충 구조개혁 등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잠재 성장률을 높이려면 기업의 설비 투자를 촉진하고 규제 개혁과 신성장 산업 육성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