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나 비가 오면 백화점과 중식당의 매출이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카드 매출은 대체로 맑은 날이 더 높게 나타났지만, 은행 여수신 상품 판매는 날씨와 무관했다.

KEB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2일 ‘기상 예보와 날씨에 따른 금융 소비자의 행태 변화’ 보고서를 내고 날씨가 업종별 매출과 주식시장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보면 카드 매출은 대체로 맑은 날 높게 나타났다. 평일과 공휴일 모두 맑은 날의 평균 결제액과 건수가 흐린 날과 눈·비가 오는 날보다 조금씩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업종별로 살펴 보면 백화점과 중식점 등은 눈·비가 오는 날의 매출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날씨가 업종별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것이다.

대형 할인점, 편의점, 슈퍼마켓, 아웃렛은 맑은 날보다 흐린 날 매출이 감소했으며, 특히 대형 할인점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야외활동과 문화·여가는 맑은 날 매출이 높았지만, 실내활동은 눈·비가 오는 날 매출이 증가했다. 특히 골프장과 종합레저는 평일에 눈이나 비가 오면 매출이 급감했다.

디저트 업종에서는 아이스크림 전문점의 매출이 흐린 날 감소했다. 수산물 역시 비가 오는 날 매출 감소가 컸다.

코스피·코스닥 지수의 전일대비 등락률도 기상 특보 등 날씨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 특보가 발효된 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평균 0.26% 하락해 특보가 없는 날의 지수 등락률(-0.03%)보다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상특보 중에서도 호우주의보와 한파주의보가 발표된 날의 지수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양정우 연구원은 “기상 특표가 발효된 날의 주식시장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이 확인되었고, 이는 날씨가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다수 해외 논문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여·수신 신규 가입은 날씨와 큰 관계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월말 여부, 특정 요일 등 일자별 특성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적금 신규 가입자는 연휴 전후 평일이나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한해 동안 신용카드 개인회원의 일시불·할부 결제내역 약 900만 건을 분석했다. 9개 항목의 230개 세부 업종별 매출 데이터를 활용했다.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