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손실로 투자자들의 큰 피해를 발생시킨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분쟁조정 절차가 다음 달부터 시작된다. 금융감독원의 중간 검사 결과와 국정감사 등에서 불완전판매 사실이 드러나는 등 금융사의 잘못이 다수 인정되는 만큼 역대 최고 수준의 배상 비율이 예상된다.

　13일 금융당국은 금감원이 다음 달 분쟁조정위원회에서 DLF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현재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를 부른 DLF 상품의 설계 과정과 판매 과정 전반에 대해 금융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일 금감원의 중간검사 결과 발표에서는 ‘금융 회사들이 이익을 중시해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했고, 내부 통제가 미흡해 불완전 판매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불완전판매 여지가 상당 부분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이 주장하는 ‘사기’ 혐의 인정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들 상품이 사기로 인정되면 계약 자체가 취소돼 투자금액 전부가 반환된다. 일부 피해자와 시민단체는 현재 주요 판매사인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행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 등으로 고소·고발한 상태이다. 이들은 판매 전반에 걸쳐 고의성, 기망 행위 등 사기 행위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의 전반적 분위기는 ‘사기로 규정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한 관계자는 “전체 케이스를 모두 살펴보면 사기에 해당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사기로 보긴 어렵지 않겠나 본다”고 말했다. 다만 분쟁 조정의 배상 비율은 높게 책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구체적 배상 비율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금융사의 이론적인 배상책임 마지노선은 70% 수준이다. 투자에 대한 자기책임원칙도 감안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70% 배상 비율이 책정된 적은 없다. 이번 DLF 사태에 대해서는 문제점이 다수 발견된 만큼 40~50% 배상 비율도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