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여파로 6000원(이하 ㎏당) 넘게 급등했던 돼지고기 도매 가격이 최근 3000원대로 급락했다. 정부의 ‘돼지 이동 중지 명령’이 해제돼 출하 물량이 늘어난 데다 소비 심리마저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산하 축산유통정보센터는 지난 7일 전국(제주 제외) 도매시장의 돼지고기(등급 기준에 포함되지 못한 돼지 제외) 평균 경매 가격이 3308원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이는 ASF 발생 후 가장 높게 치솟았던 지난달 18일(6201원)보다 46.7%나 하락한 수치다. 지난달 16일(4403원)과 비교해도 1000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국내에서 ASF 확진 사례가 처음으로 나온 날은 지난달 17일이었다.
돼지고기 도매가가 급락한 데에는 소비 심리 위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동 중지 명령이 해제된 영향도 있지만, 최근 가격이 ASF 발병 이전보다 낮다는 점에서 ASF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소비 침체로 이어져 가격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출하 물량이 늘어 돼지고기 공급이 원활한데도 소비 위축 탓에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ASF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고기는 시중에 유통되지 않는다”며 “생산자 단체 등과 함께 소비 촉진 행사를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다만 돼지고기 소매가는 더디게 반응한다. 지난 7일 국산 돼지고기 삼겹살 100g당 소매가는 2156원으로 지난달 16일(2013원)보다 여전히 높았다. 농식품부는 “평년 대비 현재 소매가는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추세적으로는 점차 하락하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ASF 확진 사례가 지난 3일 이후 나오지 않자 ‘중점 관리 지역’인 경기·인천·강원 방역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지난달 17일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본격화된 ASF의 잠복기(최장 3주)가 사실상 끝난 만큼 앞으로는 이미 발병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것을 막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