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옴부즈맨’으로 금융제도 21건을 개선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 7월까지 옴부즈맨 제도를 통해 운전자보험 형사합의금 특약 확대 등 21건의 금융제도 개선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금감원 옴부즈맨은 감독·검사·소비자보호 업무 등과 관련한 고충 사항을 제3자 시각에서 살펴보고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됐다. 현장 경험과 식견을 갖춘 민간 전문가로 구성했고 금융소비자와 금융회사의 고충을 파악해 금감원에 개선을 권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난해 6월 박도규 전 SC은행 부행장, 박재순 전 예금보험공사 부장, 김헌수 순천향대 교수, 박태형 한국투자공사 상무이사, 이은영 소비자권리찾기시민연대 대표가 제4기 옴부즈맨으로 위촉돼 활동을 시작했다.

4기 옴부즈맨은 지난 1년여 동안 21건 수용 실적을 냈다. 대표적인 것이 운전자보험의 형사합의금 특약 개선 확대 적용이다. 2017년 3월 운전자보험의 ‘형사합의금 특약’이 개선되기 이전에 보험에 가입한 소비자는 교통사고 형사합의금을 피해자에게 먼저 지급한 후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해야 해 경제적 부담이 발생했으나, 지난해 9월 이를 개선해 이전 가입한 소비자도 같이 적용하도록 했다.

거래 편의성 제고 절차도 추진 중이다. 소비자가 금융거래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본인 인증을 위해 접속 때마다 공인인증서를 사용해야 하는 불편이 발생하고, 증권회사 소비자가 직계 가족을 대리해 증권계좌를 개설하려 해도 가족 관계 입증 서류를 직접 제시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가 많았다. 보험상품 계약 해지 시에 영업점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도 있었다. 옴부즈맨은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고 다양한 본인 인증 수단이 마련된 만큼 개선을 권고했다.

이밖에 신용카드를 신규 발급할 때 단기 카드 대출 한도를 직접 선택해 분실사고 발생 시 금전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고, ‘대포통장 근절 대책’의 일환으로 도입된 ‘금융거래 한도 계좌’를 일반 계좌로 전환할 때 제출해야 하는 입증 서류의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개선했다.

안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