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발주된 선박 73% 따내
- LNG 운반선 물량 3척 싹쓸이
- 수주액 中 제쳐… 고용 11만 회복

지난달 한국 조선업 수주량이 넉 달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조선업 고용도 11만 명대로 회복하는 등 ‘수주 절벽’ 사태로 수년간 부진에 시달렸던 국내 조선업이 점차 기지개를 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발표한 ‘2019년 8월 조선업 수주 실적 및 고용 동향’ 자료에서 ‘지난달 세계 선박 발주 100만 CGT(표준화물 환산 톤수) 중 한국이 73만5000CGT(73.5%)를 수주하며 지난 5월 이후 4개월 연속 세계 최다 수주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한국의 실적을 선종별로 보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도 발주 물량 3척 모두를 수주했다. 탱커도 14척 중 13척(LNG 연료 추진선 10척 포함)을 따냈다.

지난달 수주 성과에 힘입어 올해 1~8월 누적 수주 금액은 한국이 113억 달러(약 13조5000억 원)로 중국(109억3000만 달러)을 제치고 세계 1위를 회복했다. 1~7월 누적 금액은 중국이 104억 달러로 한국(96억 달러)보다 많았다. 다만 올해 1~8월 누적 수주량 기준으로는 한국이 세계 전체 발주량의 34.9%인 464만 CGT를 수주해 중국(502만 CGT)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LNG 운반선과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등 고부가가치 선종 분야에서 경쟁 우위가 지속돼 지난달 한국 조선업이 세계 1위를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1~8월 발주된 LNG 운반선 27척 중 한국은 24척을 수주했다. VLCC도 17척 중 10척을 우리나라가 따냈다.

올해 1~8월 한국 조선업 건조량은 676만 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0% 증가했다. 2016년 ‘수주 절벽’ 탓에 지난해 연간 건조량이 역대 최저 수준인 772만 CGT까지 떨어졌지만 2017, 2018년 수주가 점차 늘면서 지난 4월 이후 월 건조량도 증가했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지난해 8월 10만5000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조선업 고용은 건조량 증가 덕에 지난달 11만 명대로 회복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세계 선박 발주가 글로벌 경기 하강과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 등으로 애초 예상보다 부진하지만, 한국은 LNG 운반선과 VLCC 같은 고부가가치 선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며 “러시아 카타르 모잠비크 등이 앞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발주할 계획이어서 한국 조선업 수주량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