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각 참여 5곳 ‘기대 이하’ 평가
- 애경, 노하우 있지만 자금 달려
- HDC현대산업개발은 경험 부족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 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매각전의 뚜껑이 열렸으나(국제신문 4일 자 2면 보도) 애초 거론되던 대기업이 대거 불참하면서 김이 빠지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 인수·합병으로 든든한 새 주인을 기대했던 에어부산은 실망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4일 M&A업계 항공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예비입찰에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을 비롯해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사모펀드 KCGI, 또 다른 사모펀드 2곳 등 모두 5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애초 유력 인수자로 거론됐던 SK와 한화, GS, 롯데 등 대기업은 모두 인수전에 불참했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흥행에 빨간불이 켜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더군다나 이번 인수·합병에 큰 기대를 하는 에어부산으로서는 힘이 빠진다.
에어부산 내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지만 항공업 경험과 노하우를 지니거나 자금이 탄탄한 대기업이 인수했으면 하는 바람이 다수를 이뤘다. 그러나 현재 예비입찰에 참여한 업체의 면면을 살펴보면 기대에 못 미친다. 애경그룹의 경우 저비용항공사 1위인 제주항공을 갖고 있어 항공업계 운영 경험을 갖고 있긴 하나 ‘총알’이 부족하다. 현재 파악된 내용으로 보면 단독으로 입찰했다. 애경은 현금성 자산이 5000억 원 규모에 그쳐 따로 재무적 투자자(FI) 없이 통인수하기에 힘이 달릴 수 있다. 업계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가격이 최소 1조 원대에서 최대 2조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한다. 또 에어부산으로서는 제주항공과 중복된 노선 정리와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이 다른 인수 후보자보다 크다는 점도 걸리는 부분이다.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자금력은 충분하나 항공업 이해도가 떨어져 금호산업과 채권단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참여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는 그간 진행해온 사업 다각화의 방향과 달라 ‘아쉬운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모펀드의 경우 그간 사모펀드들이 기업을 인수한 후 이익만 챙긴 뒤 매각한 전례를 비춰봤을 때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아직 예단하기는 힘들다. 입찰 참여자의 제시 가격과 금호산업이 생각한 가격이 맞지 않을 경우 1차 입찰은 유찰될 수 있다. 최종 우선협상대상자가 ‘승자의 저주’를 우려해 분리매각을 요구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매각자가 1차 입찰을 유찰시킨 뒤 분리 매각으로 재입찰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어느 곳이 인수하더라도 구조조정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며 “오는 11월 본입찰을 할 때 인수의향서를 내지 않은 대기업이 참여할 가능성도 있어 인수전을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향후 1주일간 인수 협상 대상 후보군(쇼트리스트)를 추린 뒤 다음 달 본실사를 진행하고 오는 11월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연내에 매각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에어부산의 주가는 전날보다 170원 떨어진 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