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이 금융중심 도시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2030 부산월드엑스포를 유치하려고 유럽 3개 도시를 순방했다. 지난달 25일부터 6박8일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순방과 관련, 오 시장은 “부산의 미래를 위한 길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오 시장은 신규 물량 확보를 위해 르노삼성 본사를 방문했고, ‘세계 금융 1번지’인 영국 런던에서 대규모 금융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부산 세일즈’에 열을 올렸다.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부산시 금융투자설명회가 현지 금융인 등 9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부산시 제공

●현지 IR에서 “부산으로 오라”

부산시는 지난달 29일 영국 런던에서 현지 금융인을 상대로 부산금융투자설명회(IR)를 개최했다.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90여 명이 참석해 금융도시 부산의 위상이 간접적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10년 전 부산이 금융중심지로 지정될 때만 해도 금융산업의 인프라가 전무한 상태였으나, 이제 63층 높이의 부산국제금융센터(BIFC)가 들어서고 30개 공공·민간 금융회사가 부산에 집적했다”며 “새로운 10년을 위한 준비가 끝난 부산과 런던 금융가의 교류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지역 금융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부산으로 눈을 돌려달라”고 부연했다.

이에 앞서 오 시장은 세계적인 금융평가기관 지옌(Z/YEN)사를 찾아 마이클 마인엘리 회장을 만났다. 오 시장은 부산이 글로벌 금융허브를 목표로 금융혁신을 선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점을 설명하고 핀테크 산업 육성, 외국계 금융기관 유치, 블록체인 기술기업 육성 등과 같은 정책을 소개했다.

●핀테크 육성기관과 MOU

오 시장은 유럽 최대 핀테크 육성기관인 영국 런던의 레벨39를 찾아 런던시의 핀테크 육성정책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위한 구상을 공유했다. 특히 블록체인과 관련해 지역화폐 발행기관으로 지정된 BNK부산은행과 레벨39에 입점한 엑센트리 간 업무협약이 체결돼 눈길을 끌었다. 이번 순방에 동행한 빈대인 부산은행장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부산의 유망 핀테크 블록체인 기업을 발굴해 육성할 한 뒤 이른바 유니콘 기업을 만들어 해외에 내보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며 “앞으로 엑센트리와 핀테크부터 블록체인, 스마티시티 관련 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데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BNK부산은행과 유럽 최대 핀테크 육성기관인 영국 런던의 레벨39에 입점한 엑센트리 간 업무협약식. 부산시 제공

●도시재생 1번지 파리·런던 방문

이번 순방은 파리와 런던의 도시재생 사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뒀다. 특히 두 도시는 버려지거나 낙후한 철도시설(역사 포함)과 폐공장 등을 세계적 명소로 재생한 저력을 갖고 있다. 오 시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부산대개조 사업의 핵심도 철도시설의 지하화 등 재배치와 기능이 없어질 시설의 재생이 핵심이다.

오 시장이 이끄는 순방단은 철도역과 선로의 혁신 재생지구인 프랑스 리브고슈를 방문해 상드린느 모레 파리도시개발공사 사장에게 부산대개조 구상을 설명했다. 이에 상드린드 모레 사장은 “우리의 도시재생은 철로 위 인공지반 조성이 핵심으로, 부산시의 부산대개조 비전은 매우 인상적”이라며 “부산의 도시재생 사업을 위해 시가 국제세미나를 개최한다면 적극 참여해 우리의 경험을 소개하겠다”고 밝혔다.

순방단은 이어 철도역사의 재생과 이를 통한 주변지역의 재정비에 성공해 각광받는 런던의 킹스크로스역과 폐공장에서 현대미술의 핵심 요체로 변모한 테이트모던 미술관을 찾아 산업시설의 재생 사례를 확인했다.

오거돈 부산시장과 허용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빈대인 BNK부산은행장 등 부산시 유럽순방단이 프랑스 리브고슈의 도시재생 사업 등을 소개받고 있다. 부산시 제공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기대감

오거돈 시장의 유럽 순방 일정의 핵심은 단연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와 르노삼성 본사 방문(국제신문 지난달 30일 자 17면 보도)이었다. 오 시장은 먼저 지난 5월 부산월드엑스포 유치가 국가 사업으로 확정된 것을 설명하면서 BIE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를 호소했다. 곤잘레스 로세르탈레스 BIE 사무총장은 “부산은 엑스포 유치에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도시”라고 “(대륙 간 안배 등은) 전혀 걱정할 필요 없다. 엑스포 후보지는 국가의 위치가 아닌, 콘텐츠의 질로 선정된다”고 강조했다. 시는 올 하반기 정부 차원의 유치기획단 구성이 완료되면 주제 개발과 기본계획 수립에 나설 예정이다.

오 시장은 이어 침체된 지역경제의 현 상황과 직결되는 ‘르노삼성 사태’ 해결을 위해 르노삼성 본사를 찾아 자신이 직접 OM6 차량을 구매했고, 시민과 함께 르노삼성차 애용 캠페인을 벌이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부산시민이 르노삼성 공장에 보이는 관심과 애정은 그룹 본사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깊다. 이러한 부산의 노력이 짝사랑이 아니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2일 오후 유럽 3개 도시 순방 성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순방 첫 방문지는 헬싱키

순방단의 첫 방문지는 내년 3월 말 부산 김해국제공항의 첫 유럽 직항 노선 개설지인 핀란드 헬싱키였다. 핀에어 측은 “유럽을 찾고자 하는 일반 항공수요가 부산을 중심으로 충분하고, 여기에 부산 울산 경남지역 조선업계 등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북유럽 출신이 많다는 점에도 주목했다”고 말했다. 특히 직항로 운영사인 핀에어는 취항을 기념해 부산 출신의 객실 승무원과 영업 인력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 시장은 “이번 유럽 순방을 통해 부산의 경제 현안 해법과 부산 발전·변화를 위한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며 “순방지에 확인한 선진 경험을 바탕으로 부산에 주어진 여러 기회를 잘 살려 미래 부산과 시민을 위한 시정을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