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향토 특급호텔로서 20년 넘게 운영돼온 해운대그랜드호텔이 영업 종료를 공식 예고했다. 호텔 측은 매각설을 일축하고 영업이 끝날 때까지 국내외 행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해운대그랜드호텔은 오는 12월 31일 폐업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호텔 측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지역에 경쟁 업체가 늘어나면서 경영에 어려움이 생긴 것을 폐업 결정의 사유로 꼽았다. 여기에 최근 불미스러운 사건까지 겹치면서 경영 여건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이 호텔은 최근 간부 직원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 잇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등 홍역을 치렀다. 또 올해 초 수영장에서 10대 아동이 풀장 사다리에 팔이 끼인 채 숨져 호텔 관계자들이 형사 입건됐다.

호텔 측은 지난 사건과 앞으로 다가올 사업 여건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 폐업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호텔 측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매각설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호텔 측은 “호텔 영업과 관련해서 만 결정이 났다”면서 “현 호텔 부지와 건물의 처리 문제는 이사회나 경영진이 추후 결정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호텔 측은 영업 종료가 향후 부산에서 개최될 국제행사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해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호텔 측은 오는 10월 부산국제영화제와 11월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12월 동아시안컵에 정상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호텔 관계자는 “영화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국내외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준비에 최선 다하겠다”며 “누적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경영 정상화 위해 자금 유치에 애 쓰고 공간 개선 등 투자도 많이 했는데, 불가피하게 영업 종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운대그랜드호텔은 1996년 문을 연 이후 부산을 대표하는 특1급 호텔로서 각종 국내외 행사 개최 및 관광객 유치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