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양국 관계 악화되면서
- 올 들어 실무회의조차 없어
- EEZ 어획량 한국이 더 많아
- 어업손실 3년간 1861억 원
- 부산 업계만 959억 원 달해
한일 어업협정 체결이 4년째 표류 중인 가운데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시작된 올해에는 양국의 실무진 회의마저 한 번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양국 간 경색 국면이 이어지면서 한일 어업협정을 논의할 테이블이 언제 차려질지도 알 수 없어 우리 어민의 속만 새까맣게 타들고 있다.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준호(해운대을) 의원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올해 한일 어업협정과 관련한 실무진 회의는 한 차례도 없었다.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우리나라와 일본은 1999년 1월 어업협정을 한 뒤 2015년까지 매년 어기에 맞춰 어획량과 조업 조건 등을 확정하는 협상을 해왔다. 2016년 6월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협상이 난항을 겪기는 했지만, 실무진 회의는 해마다 진행됐다. 2016년 6번, 2017년 4번, 2018년에는 6번 열렸다. 그러나 올해에는 실무진 회의가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윤 의원 측은 “한국이 논의를 재개하자고 일본 측에 여러 차례 제안했지만 일본이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 어업협정이 4년째 체결되지 못하면서 우리 수산업계의 누적 피해액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일본 EEZ 내 우리 어선 어획량의 80%를 차지하는 부산 선사의 피해 규모는 더욱 크다.
수산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일 어업협정 결렬에 따른 국내 어업의 손실액은 지난 6월 기준(36개월)으로 연평균 620억 원, 3년간 누적 피해 규모는 최소 1861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대형선망업계가 주로 잡는 고등어 한 어종에서만 어업 손실액이 55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같은 기간 부산시가 집계한 대형선망, 중형저인망, 근해연승 등 지역 어업인의 전체 어획손실액은 959억 원에 달한다.
대형선망수협은 한일 어업협상 결렬 상황이 장기화되자 어장 축소, 어획 부진, 어가 하락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대형선망 선사 한 곳은 지난해 도산했고 선사 두 곳은 매각 또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올해는 대형선망 2개 선단 11척이 감척 사업 대상이다.
이 밖에도 갈치, 오징어 등을 어획하는 채낚기·연승 업계 등 EEZ에 입어하는 업종은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고 부산공동어시장, 어시장 중도매인, 항운노조, 냉동업 등 지역 수산 관련 산업도 연쇄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그럼에도 한일 어업협정 타결 전망은 불투명하다. 일본 측은 현재 양국의 관계가 좋지 않은데다 EEZ 내 자국 어획량이 한국보다 10배가량 적어 아쉬울 게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김해정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