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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본 이어 미국·중국도 경제 전면전 양상…한국 경제 ‘시계제로’

美, 中 환율조작국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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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경제 불확실성 확대

- 위안화 절상 韓 가격 경쟁력 약화
- 대중국 중간재 수출 타격 불가피
- 부산 1~6월 수출액 68억 달러 중
- 미국 22.5%·중국 13.4% 차지
- 양국 전면전 땐 수출실적 직격탄

# 정부·금융당국 비상체계 돌입

- 기재부 관계기관 합동 회의
- “금융·외환시장 과한 변동성 땐
- 컨틴전시 플랜 따라 적극 대응”
- 금융위, 금투업계 전문가 만나
- 과도한 불안심리 차단에 주력

미국이 위안화 가치 절하를 단행한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일본의 ‘경제 도발’로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가 또 만만치 않은 악재에 직면했다. 무역 분야에서 이미 맞붙은 미국과 중국 간 분쟁이 ‘환율 전쟁’ 발발로 전면전 양상을 보이면 국내 금융·외환시장과 제조업 중심의 수출 전선은 타격을 받는 게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양국 간 무역 분쟁이 환율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달러화와 위안화에 각각 새겨진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자민 프랭클린과 마오쩌둥 전 중국 국가 주석. 로이터 연합뉴스
■대중국 중간재 수출 타격

6일 통상 당국과 증권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중국의 위안화 가치 절하와 이에 따른 미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 결정은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워 금융시장과 수출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 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으로 오늘(한국시간 6일)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이 자국의 통화(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을 계속 오르게 한 데 따른 맞불 성격의 결정이다. 6일 홍콩 역외시장에서 장중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0.63% 오른 7.1400위안까지 올랐다.

미국이 ‘환율 조작국 지정’ 결정에 따라 중국에 제재를 가하면 중국의 수출은 난항을 겪는다. 그렇게 되면 중국 측 수요가 감소해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도 타격을 받는다. 특히 위안화 가치 하락은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겨뤄야 하는 부울경 제조업체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올해 1~7월 국내 총수출액 3174억7000만 달러 중 미국(430억3300만 달러)과 중국(772억1600만 달러)이 차지한 비중은 37.9%에 달했다. 부산 역시 올해 1~6월 총수출액 68억8600만 달러 가운데 35.9%에 해당하는 24억7600만 달러가 미국(15억5200만 달러, 22.5%)과 중국(9억2400만 달러, 13.4%) 수출액이었다. 미중 양국이 전면전을 펼치면 우리 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우려가 반영된 탓에 금융시장은 이날 역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1% 하락한 1917.50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장중에는 3년6개월 만에 19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는 3.21% 급락한 551.50으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0.06% 하락한 1215.3원을 기록했다.

■정부 비상계획만 되풀이

일본발 수출 규제 사태에 이어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 악재까지 불거지자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과 수출 피해 최소화를 위해 컨틴전시 플랜(위기 대응 비상계획)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이어 터지는 대내외 리스크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컨틴전시 플랜’ 외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

정부는 이날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 회의’를 열어 “엄중한 상황 인식을 갖고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금융·외환시장을 비롯한 한국 경제의 변동성이 과하게 확대되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1단계에서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자금 경색이 일어나는 2단계에서는 유동성 공급을 확대한다. 급격한 자본 유출이 발생하는 3단계에서는 금융기관 자본을 확충해 금융 시스템 안정을 추진한다.

방 차관보는 특히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경제의 대외 건전성이 과거보다 크게 개선됐고 경제 기초 체력에 대외 신뢰도가 여전한 만큼 (각종 악재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회정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도 “전날(지난 5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 급등은 (중국의) 위안화 약세와 과도하게 동조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경제가 위기 상황에 놓이기는 했지만 지나친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다만 방 차관보는 “향후 수출 불확실성과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지금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은 상존한다”며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차분하게 대응하는 지혜”

금융당국도 일제히 긴급 점검에 착수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손병두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증권사 임원 등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 간담회’를 열어 증권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손 부위원장은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복수의 대외적 악재로 인한 불확실성이 투자자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일어난 측면이 크다”며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과도한 반응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시장 참여자 모두 차분히 대응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도 ‘금융·외환시장 상황 점검 회의’에서 “외환시장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시중 유동성을 여유롭게 관리하는 한편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거래소는 시장 점검 회의를 별도로 열어 한일 무역분쟁의 영향이 큰 업종과 종목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 운영 대책반’을 가동해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 금감원도 24시간 비상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이석주 안세희 기자 sereno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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