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휴대전화 등 부진 여파

지난달 우리나라의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액이 반도체 등 3대 주력 품목의 부진 여파로 1년 전보다 20% 넘게 급감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처가 지난 4일 단행됐다는 점에서 다음 달 발표될 ‘7월 ICT 수출 실적’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국내 전체 ICT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4% 감소한 148억3000만 달러(약 17조4600억 원)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ICT 수출은 지난해 11월(1.7%↓) 이후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 갔다.

3대 주력 품목의 부진이 지난달 전체 ICT 실적을 끌어내렸다. 반도체 수출액은 메모리 반도체의 단가 하락과 시스템 반도체의 수요 둔화 등으로 지난해 6월보다 25.3% 급감한 84억1000만 달러에 그쳤다.

디스플레이(15억9000만 달러, -26.6%)와 휴대전화(9억9000만 달러, -22.6%)도 20% 넘는 감소율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의 경쟁 심화 등으로, 휴대전화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둔화 탓에 부진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문제는 다음 달 나오는 이달 ICT 수출 실적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4일 자국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를 강행했다. 실제로 관세청이 이날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2%나 급감했다. 이 때문에 국내 전체 수출액도 지난해 7월 1~20일과 비교해 13.6% 줄었다.

지난달 국내 전체 ICT 수출액 증가율을 국가별로 보면 최대 수출국인 중국과 미국은 각각 31.8%와 19.0% 감소했다. 유럽연합(EU)과 일본으로의 수출도 각각 12.0%와 11.0% 줄었다. 반면 베트남 수출은 7.7% 증가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