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어업협정 장기 표류
- 어장 축소돼 적자 누적
- 내년 추가 감척 있을 듯
부산 수산업의 대표 격인 대형선망업계가 2개 선단(선단=통, 통상 6척) 11척 감척을 단행한다. 한일어업협정 결렬 장기화와 수입산 고등어 증가로 경영 악화가 심화되자 결국 10여 년 만에 어선 수를 줄이기로 했다.
| |  |
| 대형선망 어선들이 휴어기에 부산남항에 정박해 있는 모습. 국제신문 DB |
부산시는 지역 대형선망 선사인 A사(5척)와 B사(6척)가 어선을 줄이는 감척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배 11척의 운용이 중단된다고 21일 밝혔다. B사는 이번 감척으로 보유 선박이 한 척도 없게 돼 대형선망업을 접는다. A사 역시 내년에 1개 선단(6척)을 더 줄여 업종을 전환할 계획이다. 국내 굴지의 문창수산이 지난해 매각되고 한 선사는 경매로 주인이 바뀌었지만 업체가 대형선망업계를 떠난 일은 없었다. 시 관계자는 “한일어업협정 결렬 상황이 3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어장이 축소돼 선망업계의 경영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감척을 신청한 두 회사 배의 감정평가 금액이 나온 상태여서 다음 달 협상이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형선망 소속 24개 선단 모두가 부산을 근거지로 두고 있으며, 총 1700여 명의 선원이 종사하는 등 국내 수산업 41개 업종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대형선망은 그동안 1개 선단의 거래 가격이 120억 원인 만큼 최소 100억 원 이상은 받아야 감척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경영위기가 심화되자 두 선사는 선박감정가, 정부·부산시의 폐업지원금, 대형선망수협 지원금 등을 포함해 100억 원 미만의 금액에 감척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선망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업종 전환에 나서는 선사가 늘어날 전망이다. 대형선망의 2017년 매출액 대비 이익률(2018 어업경영조사보고서)은 마이너스 15.2%, 총자본 대비 이익률은 마이너스 8.6%로, 수산업종 평균 23.8%, 26.8%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해 경영지표는 이보다 더 나빠졌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선망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올해 처음 3개월간 자율휴어기(음력 3월 14일~6월 14일)를 감수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 기간 국산 고등어 소비마저 줄면서 냉동창고로 가는 물량만 넘쳐났다. 결국, 휴어기가 끝났음에도 기름값도 못 건지는 적자조업이 우려되자 2개 선단은 조업을 포기하기로 했다. 대형선망수협 한창은 상무는 “휴어기 이후에도 장기간 조업에 나서지 못하는 선사마저 나올 것 같다. 적자조업이 계속돼 내년도 감척사업 참여를 문의하는 선사가 많다”고 전했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