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원전 인근 주민인 박갑용(55·사진) 씨는 수십년 동안 원전 감시 활동을 주도했다. 박 씨는 원전 민간감시기구에서 수년간 활동한 경험이 있으며, 원자력안전위원회 안전협의회 위원장 역할도 한때 수행했다.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 소속 원전 소재 특별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박 씨는 “최근 감시 활동을 잠시 접었지만, 원전해체연구소가 지역 주민 사이에서 새로운 갈등 요소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돼 다시 감시 활동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원전해체연구소를 중심으로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원전 해체 사업은 원전 인근 주민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다. 정부가 원전 해체를 산업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주민은 안전에서 소외됐다는 게 박 씨의 주장이다. 박 씨는 “원전해체연구소의 설립 목적 자체가 원전 해체 관련 산업 육성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토대로 한 시장 확대”라며 “이 과정에서 안전은 철저히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현재 건립 중인 신고리5·6호기와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에 관한 갈등에 이어 원전해체연구소라는 새로운 갈등 요소가 생긴 셈이다. 박 씨는 “원전 해체에는 방사선이 묻은 폐기물이 발생하는데, 원전해체연구소 내에 이런 폐기물에 방사선을 측정하는 다양한 시험 시설이 들어서므로, 결국 위험 물질을 보관하는 새로운 시설이 생기는 것에 불과하다”며 “특히 부산시와 울산시가 이 사업에 보태는 예산은 10%에 불과해 경제적인 면에서도 지역 사회에 떨어지는 것은 적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전 인근 주민인 박 씨의 입장에서 안전이 배제됐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아직 원전해체 과정에 필요한 방사선 측정 기준과 규제안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씨는 “원전폐기물에 포함된 방사선의 측정 기준은 물론,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에 관한 대책 등 다양한 기준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이런 기준을 정하는 과정이 주민에게 전혀 공개되지 않는 점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박 씨는 원전해체연구소 설립이 가까워지면 기장군 일대 주민이 집단으로 반발할 것으로 확신했다. 박 씨는 “원전해체 계획서 작성은 철저히 정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결국 인근 주민의 불만이 생기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