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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원전해체산업이다 <5> 해체 전 안전 대책이 먼저다

원전 해체하다 사고 땐 치명적…“0.1%도 안전 허점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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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 컨트롤타워 맡은 한수원
- 고리1호기 해체 계획서 작성 중
- 2022년 6월 산업부 승인 나면
- 본격 물리적 해체 작업 들어가

- 정부, 환경평가·폐기물 관리 등
- IAEA 기준 맞춰 안전규제 통일
- 안전성 검사는 더 강화할 방침
- 원안위도 6개월마다 정기점검

원자력발전소(원전) 해체 산업은 제조업을 근간으로 하는 부울경 경제의 ‘블루오션’으로 평가받는다. 일자리 창출과 같은 경제 효과가 지역 주요 산업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최근 부울경 지자체와 원전 관련 기업이 앞다퉈 협의체를 구성하거나 해외 기관과 손을 잡는 것도 이런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고리원전1호기 해체에 따른 인근 주민의 ‘삶의 질 제고’는 가장 근본적인 기대 효과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위원회가 고리1호기 영구 정지(폐로) 권고 방침을 결정하자 부산시청에서 농성 중이던 시민 대표가 환호하고 있다. 국제신문DB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선행 조건이 있다. 바로 ‘원전을 안전하게 해체하는 것’이다. 고리1호기를 해체할 때 자칫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거나 시설물 철거 과정에서 안전 사고가 발생하면 이런 기대는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사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안전을 뒷받침할 제도나 법을 마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전을 해체할 때 사고가 나면 치명적인 피해로 이어지는 만큼 면밀한 검토를 거쳐 지금보다 더 안전한 대책을 수립하는 데 총력을 쏟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해체 계획서 키워드 ‘안전’

   
지난해 열린 ‘방사능 방재 합동훈련’에 참가한 초등학생들이 방사능 오염 검사를 받고 있다. 국제신문DB
2017년 6월 영구 정지된 고리1호기에서는 올해 현재 해체와 관련한 사전 작업이 진행 중이다. 기술적인 작업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물론, 관련 인허가와 주민 의견 수렴 등 행정적인 작업이 동시에 이뤄진다. 향후 13년간 고리1호기를 안전하게 해체하기 위한 ‘밑그림’이 그려지는 것으로 보면 된다. 정부가 목표로 정한 고리1호기 해체 완료 시기는 2032년 12월이다.

고리1호기의 ‘안전 해체’를 뒷받침할 법이나 제도는 ▷정부(산업통상자원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 등 3개 기관이 수립 및 운영하게 된다. 이 가운데 ‘첨병’ 역할은 고리1호기 해체의 실행 주체인 한수원이 맡는다. 현재 한수원은 작업 수행과 제도적 사항 등이 총망라된 고리1호기 ‘최종 해체 계획서’(이하 계획서)를 작성하고 있다.

14일 한수원 자료를 보면 계획서는 ▷종합설계 용역 ▷고리1호기 인근 주민의 의견 수렴 ▷해외 자문 등 국제 협력 ▷공람 및 공청회 ▷최종 마무리 순으로 작성된다. 용역은 이미 지난해 2월 시작됐다. 이달 현재 의견 수렴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한수원은 해외 전문가 자문을 거친 뒤 올해 말 주민 공람 및 공청회를 연다. 최종안은 내년 6월 나온다. 그렇게 나온 최종안은 원안위 심사를 거쳐 산업부에 제출된다. 산업부는 면밀히 검토한 뒤 2022년 6월 최종안을 승인한다. 그때부터 비로소 고리1호기 해체와 관련한 물리적인 작업이 시작되는 것이다.

주목할 대목은 계획서에 ‘안전’ 관련 항목을 가장 비중 있게 담는다는 점이다. 한수원이 국제신문에 초안 형태로 공개한 계획서 11개 항목 중 인근 주민의 안전과 직간접으로 연관된 항목은 ▷안전성 평가 ▷환경 영향 평가 ▷방사선 방호(보호) ▷토양 지표수 및 지하수 복원 ▷방사성 폐기물 관리 ▷화재 방호 등 6개에 달한다.

정하민 한수원 원전해체준비팀장은 “계획서는 고리1호기 해체와 관련한 ‘마스터 플랜’”이라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인근 주민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모두 들어본 뒤 최종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안전 기준 지금보다 강화해야”

고리1호기 해체 작업을 본격화한 후에는 주로 산업부와 원안위가 안전 관련 제도를 운용한다. 이미 원안위는 고리1호기 해체에 대비하고자 2015년 1월 원자력안전법을 개정했다. 해체 기술이나 절차 같은 안전 방안을 강화한 게 골자다.

오맹호 원안위 원자력안전과장은 “고리1호기는 영구 정지된 후에도 원자력안전법의 안전 규제 대상”이라며 “지금도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내 방사성 폐기물 방호 설비 등은 정기 검사로 안전한지를 철저히 확인한다”고 말했다. 사용후핵연료(spent nuclear fuel)는 원전 원자로의 연료로 사용된 뒤 배출되는 핵연료 물질을 말한다.

현재 원안위는 한수원 계획서를 심사하기 위한 세부 지침을 마련 중이다. 원안위는 또 계획서가 정부 승인을 받는 2022년 6월 이후부터 6개월마다 고리1호기의 해체 상황을 정기적으로 확인 및 점검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 등에 맞춰 국내 원자력 시설의 안전 규제 체계를 통일하는 한편, 안전성 검사를 더 심층적으로 할 방침이다.

한수원은 지금까지 세계에서 해체가 완료된 21기의 원전 중 해체 과정에서 방사선 유출과 같은 사고(IAEA 기준에 따라 ‘대외 공표’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수준의 사고)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안전 기준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0.1%’의 사고 발생 가능성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부산대 안석영(기계공학과) 교수는 “현재 정부 차원에서 원전 해체와 관련된 안전 기준을 마련하는 단계이므로, 지금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안전에 관한 기준과 규제가 나오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다양한 해체 공정에서 수반되는 기술이 방사선 측정 같은 과정이므로, 안전 기준을 철저히 마련해야 원활하게 원전을 해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석주 민건태 기자 serenom@kookje.co.kr

◇ 고리1호기 해체 관련 기관별 
  법·제도 현황 ※자료 : 원자력안전위원회

구분 

내용

한수원 

‘최종 해체 계획서’ 마련. 안전성 평가 및 방사선 방호 대책 수립

원안위 

원자력안전법 개정(2015년). 6개월마다 해체 상황 확인 및 점검

산업부 

원자력 시설 안전 규제 체계 통일. 국내 원전 안전성 검사 강화


◇ 고리 1호기 ‘최종 해체 계획서’ 작성 단계

2018년 2월 

종합설계 용역 

2019년 7월~12월 

주민 의견 수렴 및 해외 자문

2019년 12월 

주민 공람 및 공청회

2020년 6월 

최종안 마련 및 원안위 심사

2020년 7월
~2022년 5월 

산업부 검토

2022년 6월 

산업부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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