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공헌은 CEO의 필수 덕목
- 현재 대내외 경제환경 어려워
- 상공인 단합이 무엇보다 중요

부산상의 130주년을 맞아 지역 원로 기업인 중 한 명인 대한제강 오완수(79·사진) 회장을 만났다.

대한제강은 1954년 6월 부산에서 오우영 창업 회장이 설립한 ㈜대한상사가 전신이다. 1950년대 전후 복구 사업의 붐을 타고 철물 도매상에서 철강 제조 전문 업체로 성장했으며 2009년 12월에는 무역의날 1억 불 수출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8년 기준 매출액 1조254억 원을 기록, 부산지역 상장사 중 3위를 차지했다. 1964년 대한제강에 입사한 오 회장은 1975년 대표, 1991년 대한제강 회장에 취임했다. 1980년 대통령 표창, 1987년 국무총리 표창, 2015년 철의날 은탑산업훈장 등을 받았으며 1989년 부산상의 부회장, 수석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부산 경제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는다면？

▶광역시역을 정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부산이 지금의 김해, 양산을 수용하지 못하고 부산 자체로만 광역시역이 정해져 안타깝고 아쉬웠다.

-부산상의가 130주년을 맞았다. 지역 원로 기업인으로서 감회가 어떤지.

▶정권의 지지를 받지 못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부산이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성장이 제한돼 퇴보하게 된 것은 매우 아쉬운 점이다. 그때 부산이 조금 더 적극적이고 발 빠르게 노력했다면 지금 우리가 당면한 문제가 해결됐을 것이다.

-수십 년간 기업을 경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위기의 순간은 언제였으며 어떻게 극복했나?

▶모두가 그랬듯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금융위기 때가 가장 힘들었다. 부족한 외환 보유액, 매일 같이 오르기만 하는 환율이라는 국가적 악조건 속에서 기업이 살아나갈 길을 찾는다는 것은 정말 넓은 바다에서 바늘 하나 찾는 것처럼 어려웠다. 하지만 ‘불은 불로써 끄라’는 격언처럼 외환위기를 외환으로 극복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해 수출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위기를 타개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대만으로부터 약 5만 달러 규모의 빌릿(Billet) 수출 계약을 따내면서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CEO(최고경영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이며,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나？

▶CEO의 필수 덕목은 모름지기 자기 자신보다 사회를 위해 얼마나 공헌할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사회에 공헌한다면 기업인과 그 기업은 매우 큰 의미와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또 그래야만 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생각한다.

-현재 대내외 경제 환경이 어렵다. 후배 경영인과 시민에게 도움이 될 만한 말을 한다면.

▶참으로 어려운 시기라는 데 동의한다. 그럴수록 상의를 중심으로 한 지역 상공인의 단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우리가 어떤 경제 상황, 현안에 있어 너무나 급박하게 일희일비해서는 안 될 것이며 이런 태도 또한 피해야 한다. 사회 지도층에서 국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다독여주고 북돋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부산 발전을 위해 기업인과 시민이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