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저유황유 생산량 6배 계획
- 아시아 최대 규모 공급업체 거듭

선박 연료유 내 유황 함량 규제를 담은 ‘IMO 2020’ 발효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와 해운 및 조선업계는 친환경 연료유 개발과 탈황 장치 개발에 한창이다. IMO 2020이란 국제해사기구(IMO)가 환경보호를 위해 내년 1월 1일부터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3.5%에서 0.5%로 낮춰 대폭 강화하는 규제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의 선박(왼쪽)이 해상 블렌딩에 필요한 중유를 다른 유조선에서 받고 있다. SKTI 제공

이 규제가 발효되면 대형 선박이 자주 드나드는 부산항 울산항 인근에 대기오염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황산화물과 수분이 결합해 발생하는 산성비가 줄어 지구온난화 문제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제품 수출 등을 담당하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은 국내 업계에서 처음으로 실시하고 있는 ‘해상 블렌딩 사업’에서 생산되는 저유황 중유를 하루 평균 약 2만3000배럴에서 내년도에는 9만 배럴까지 약 4배 확대하겠다고 7일 밝혔다.

내년 4월부터 SK에너지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에서 생산되는 하루 4만 배럴의 저유황유를 합산하면 SKTI는 하루 13만 배럴의 저유황유를 공급하는 아시아·태평양 역내 최대 업체가 된다. 해상 블렌딩은 초대형 유조선을 블렌딩 탱크로 활용해 저유황 중유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고유황 중유 수요가 올해 하루 평균 350만 배럴에서 내년 하루 평균 140만 배럴로 40%가량 감소하고 저유황 중유는 현재 하루 평균 10만 배럴에서 100만 배럴로 증가한다고 내다봤다. 대표적인 대기오염 물질인 황산화물도 대폭 저감될 전망이다. 고유황 중유가 저유황 중유로 대체되면 황산화물 배출량이 ｔ당 24.5㎏에서 3.5㎏으로 86% 감소한다.

SKTI 관계자는 “내년부터 해상블렌딩 저유황 중유를 연간 5000만 배럴로 확대하면 황산화물 배출량은 연간 10만 ｔ가량 준다.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Very Large Crude Carrier) 200여 대가 1년간 운행될 때 내뿜는 황산화물 양과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해운·조선업계는 지난 3월 IMO 2020에 대비하려 ‘선박 친환경 설비 설치 상생 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협약에는 한국해양진흥공사, 현대상선, SKTI, 현대종합상사, 조선기자재업체인 파나시아, 디섹, 멀티에셋자산운용 등이 참여했다. 이 협약을 기반으로 현대상선은 내년 상반기까지 컨테이너선 19척에 스크러버(해수를 이용해 선박의 황산화물을 정화하는 장치)에 설치를 마치기로 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