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의회 “어길 땐 불이행 강제금”
- 크레인노조도 “돈 받을 땐 징계”

부산 울산 경남 등 전국 철근·콘크리트 건설사가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매달 지급하던 ‘월례비’ 지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월례비를 지급하는 건설사에는 불이행 강제금을 부과하기로 했는데 타워크레인 노조도 월례비를 받는 타워크레인 기사를 징계한다는 방침이다.

부울경 철콘협의회는 1일부터 진행되는 작업에 대한 월례비 지급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통상 이달 작업한 내용의 월례비는 다음 달에 지급해 왔는데 협의회는 6월 작업분에 대한 월례비는 지급하고 7월 작업분에 해당하는 월례비부터는 지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월례비는 타워크레인 장비 대여료나 임금과는 별개로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주는 일종의 ‘상납금’이다. 20~30년 전부터 건설 현장에서 철콘 설비 비계 등 하도급 건설사가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자기 공정을 먼저 해주거나 추가 작업을 부탁하기 위해 담뱃값과 간식비 명목으로 주기 시작한 돈이 월급 외에 지급하는 월례비로 굳어졌다.

월례비는 부산·울산·경남 500만 원, 대구·경북 300만 원, 광주·전남 250만 원, 수도권 300만 원, 대전·충청 300만 원 등 상한선도 정해져 있다. 일부 지역은 월례비가 최대 1000만 원까지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의회는 만약 월례비가 지급되지 않으면 타워크레인 기사가 업무를 천천히 하는 등 태업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최근 건설업 경기가 악화하면서 이 비용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고 월례비를 아예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부울경 철콘협의회는 지난해 월례비 상한선을 500만 원으로 정하는 등 3년 전부터 전국에서 가장 먼저 월례비 폐지를 준비했다. 지난달 18일 열린 전국 협의회 총회에서 부울경 철콘협의회 소속 건설사 22곳 등 전국 철근·콘크리트 건설사 167곳이 월례비 폐지에 동참하기로 했다.

부울경 철콘협의회는 월례비를 지급하는 회원사에는 5000만 원의 불이행 강제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부울경 철콘협의회 관계자는 “일부 타워크레인 기사가 반발할 경우에는 그동안 우리가 불합리하게 지급한 금액에 부당이득 반환 소송까지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국건설노조 부울경 타워크레인지부 박동철 지부장은 “그동안 지급된 월례비는 건설사 차원에서 먼저 제시했고 노조는 먼저 월례비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오히려 월례비 때문에 전체 타워 크레인 업계가 피해를 보고 있다. 월례비를 노리고 타워 크레인 업종에 뛰어드는 사람이 많아 기존 타워 크레인 기사 중 1년을 일하고 1년을 쉬는 사람까지 있다. 월례비를 받다가 적발되는 노조원은 징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