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 :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정부가 앞으로 4년간 총 32조 원을 투입해 통신선이 깔린 지하도와 상하수관로 등 지하 인프라 시설을 대대적으로 정비한다. 낡은 시설물에서 주로 발생하는 화재·파열 사고 등을 막아 국민 생활 안전의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는 18일 국무회의에서 ‘지속 가능한 기반시설 안전 강화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말 KT 서울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 화재와 경기 백석역 열수송관 파열 등 지하 시설물 사고가 잇따르자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1월 “국민 우려가 크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국토부 조사 결과 국내 중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의 ‘30년 이상 노후화’ 비율은 ▷저수지 96% ▷댐 45% ▷철도 37% ▷항만 23% 등으로 나타났다. ‘20년 이상’을 기준으로 하면 ▷저수지 98% ▷댐 62% ▷항만 47% ▷철도 45% ▷도로 37% 등으로 상승한다.

지하 시설물도 마찬가지다. 설치 후 20년 이상 된 비율은 송유관 98%, 통신구(통신선이 깔린 지하도 및 지하관) 91%, 하수관로 40%, 가스관 35% 등에 달했다.

이에 정부는 내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8조 원 내외(국비 5조 원+공공·민간 3조 원)를 투자해 낡은 시설물을 정비하고 체계적인 관리 체계를 갖춘다.

노후 교량·터널의 안전을 강화하고 사고 다발지역에 있는 보행자 통행 시설을 개선한다. 2022년까지 일반 철도 3421㎞와 고속철도 692.8㎞에 대한 정비가 진행된다.

송유·가스·열 수송관 등 위험이 큰 관로의 경우 관리 주체(관계부처·공기업)의 5년간(2019~2023년) 안전 관련 투자 규모가 4908억 원으로 이전 5년과 비교해 4배 는다. 통신구와 전력구 내 케이블은 모두 불이 붙기 어려운 난연재로 교체된다. 20년 이상 된 낡은 하수관로 1507㎞도 2020년까지 교체 또는 보수해 ‘싱크홀(땅 꺼짐)’ 사고를 막는다.

당장 사고 위험이 큰 부분에 대한 보수 작업도 진행된다. 열 수송관과 통신구 등 지하 시설물의 긴급 보수는 올해 말까지 완료되고, 2020년까지 일반적인 보수 및 보강이 이어진다.

이 밖에도 정부는 기관별 안전 인력을 확충하고, 건설부터 유지·관리까지 시설물 생애주기 전반의 안전 관리를 지원할 ‘국토안전관리원’(가칭)을 올해 안에 설립한다. 이 기관은 건설 안전, 시설물 유지 및 관리, 시설물 통합관리 시스템 운영, 전문 인력 교육 등을 종합적으로 맡는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