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자체별 ‘지역에너지센터’ 설립
- 발전단지 발굴·인허가 처리 허용
- 소비자의 전기 사용 선택권 확대
정부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을 확대하고자 전기요금 체계를 비롯한 국가 에너지 정책 전반을 개편한다. 에너지 정책과 관련한 지자체의 결정 권한과 역할이 대폭 강화되고, 전기 사용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국무회의에서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2019~2040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5년마다 수립하는 이 로드맵은 향후 20년간 중·장기 에너지 정책의 비전과 목표 등을 제시하는 에너지 분야 최상위 법정 계획이다. 3차 계획은 기존 방침대로 원자력과 석탄 발전 비중을 줄이는 대신 현재 7% 수준인 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30~35%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
정부는 에너지 정책과 관련한 지자체의 역할을 대폭 강화한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해 당사자 간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처다. 정부는 에너지 정책이 지역 주도로 수립될 수 있도록 지자체별 ‘지역에너지센터’ 설립을 추진한다. 또 지자체가 재생 에너지 발전 단지를 직접 발굴하고 관련 인허가를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계획 입지 제도’를 도입한다.
전기요금 체계 개편이 포함된 ‘에너지 소비 구조 혁신’ 방안도 제시됐다. 핵심은 ‘탄력적인 제도 운영’이다. 우선 소비자의 전기 사용 선택권이 확대된다. 주택용 전기 소비자는 현행 전기요금 누진제와 ‘계절·시간별 요금제’ 중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계절·시간별 요금제가 주택용 소비자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녹색 요금제 도입도 이날 확정됐다. 이 제도는 재생 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선택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산업부는 녹색 요금제가 시행되면 소비자의 에너지 선택권이 확대되는 것은 물론, 기업의 재생 에너지 생산 활동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3차 계획은 지난해 3월 민간 전문가 중심의 워킹그룹이 구성된 뒤 의견 수렴과 심층 검토를 거쳐 1년3개월 만에 완성됐다.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 믹스(다양화)로의 전환’이 기본 방침이라는 점에서, 원자력 비중을 줄이고 재생 에너지를 확대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 추진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과제가 만만치 않다. 우선 정부가 목표치(30~35%)를 높게 설정해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재생 에너지의 핵심인 태양광은 날씨나 환경 등에서 자유롭지 않아 전력 생산이 가능한 시간이 하루 최대 4시간 안팎에 불과하다. 국책 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태양광과 풍력은 변동성이 크고 전력시장 운영에 제약이 있다”고 짚었다.
더 큰 문제는 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는 과정에서 사회적 비용 수반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3차 계획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비중을 늘리는 방안도 제시했다. 상대적으로 비싼 LNG와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전기요금 인상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재생 에너지의 발전 단가는 원자력보다 3배가량 비싸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