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3일부터 상장 주식에 부과되는 증권거래세가 인하된다.

　기획재정부는 21일 국무회의에서 ‘증권거래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증권거래세는 주식 투자에 따른 이익 여부와 관계없이 주식을 팔 때 내는 세금이다. 1996년 세율이 정해졌다. 주식시장별 증권거래세율을 23년 만에 처음으로 낮추는 게 이번 개정안의 골자다.

　코스피 상장 주식의 거래 세율은 0.15%에서 0.10%로, 코스닥 세율은 0.30%에서 0.25%로 0.05%포인트씩 인하된다. 코넥스 시장에서는 0.30%에서 0.10%로 0.2%포인트 내린다. 한국장외주식시장(K-OTC)에서 거래되는 상장 주식 세율은 0.30%에서 0.25%로 0.05%포인트 낮춘다.

　이번 개정안은 다음 달 3일 이후 주식 양도분(결제일 기준)부터 시행된다. 매매 계약 기준으로는 오는 30일 이후 체결분부터 적용된다. 통상 주식 매매대금 결제는 매매계약 체결일부터 3일째 되는 날에 완료된다.

　기재부는 이번 조처로 주식 투자자의 세 부담이 완화되고 투자 심리가 호전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부산 입장에서는 기재부의 이번 결정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대체거래소(ATS) 도입이 빨라지거나 도입 근거를 제공하는 빌미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는 ATS의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저렴한 수수료를 꼽는다. ATS가 ‘한국거래소와 차별화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해 주식 투자의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취지를 갖는 만큼 증권거래세가 인하되면 ATS의 장점이나 도입의 당위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 또 증권거래세 인하로 주식 거래가 다변화되고 시장 조성자가 늘어나면 다양한 거래 서비스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은 최근 토론회에서 “증권거래세가 인하되는 시점이 ATS 도입의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주장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