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BPA 등 계획수립 MOU
- 내달 마스터플랜 수립용역 착수
- 트램 차고지 등 관광활성화 기대

부산 용호부두와 섶자리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을 연계해 재개발하는 종합개발계획 수립이 본격화된다.

13일 부산시청에서 ‘용호부두일원 종합개발’ 기본업무협약식이 열려 참석자들이 서명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남기찬 부산항만공사 사장, 김준석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 오거돈 부산광역시장, 박재범 부산남구청장, 김종원 부산도시공사사장. 박수현 선임기자

부산시, 부산해수청, 부산항만공사(BPA), 부산도시공사, 부산 남구청 등 5개 기관은 13일 오후 시청에서 ‘북항 용호부두 일원 종합개발 추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용호부두 개발을 위해 유관기관 간 업무를 명확히 구분하고, 사업 추진을 본격화하기 위한 행사다.

용호부두는 2012년부터 재개발 논의가 진행됐지만 지지부진했다. 1990년 준공된 용호부두는 전국항만기본계획상 ‘일반잡화부두’로 지정돼 위험물, 냉동어획물 등이 하역됐다. 2000년대 이후 부두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단지들이 들어서면서 안전과 소음 등의 문제로 부두를 폐쇄하자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해양수산부는 이 같은 요구에 2012년 제1차 항만재개발기본계획 수정계획 고시와 2016년 제2차 항만재개발 기본계획에서 용호부두를 폐쇄하고 친수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재개발사업은 수년째 지지부진하다 지난 2월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가 광안대교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한 후 용호부두를 조기 폐쇄해야 한다는 요구가 다시 거세게 일었다.

이에 부산시와 BPA도 용호부두 일대 재개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5개 기관이 함께 용호부두와 섶자리 일대를 재개발하기로 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 재개발이 계획된 용호부두는 물론 횟집 밀집 지역인 섶자리, 이기대공원, 하수종말처리장 예정부지 등 주변을 연계해서 개발하는 밑그림을 짜는 것(국제신문 지난달 11일 자 1면 보도)은 이번이 처음이다.

폐쇄되는 용호부두 일대는 최대한 공공성을 살려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한 친수공간으로 조성될 방침이다. 특히, 용호부두 입구에 위치한 이기대 어귀삼거리는 최근 우리나라 최초 트램 실증사업지로 선정돼 트램 차고지와 전시관 건립이 예정돼 2022년부터 관광객 증가가 예상된다. 천혜의 관광자원인 오륙도·이기대와 더불어 용호부두가 재개발되면 남구 및 부산지역 관광수익 증대가 예상된다. 남구청은 이 일대에 특급호텔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업성 논란이 일고 있다.

시와 부산도시공사는 다음 달 중 종합개발 마스터플랜 수립용역을 착수해 시민 의견을 수렴한 후 단계별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상업적 개발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친수공간을 돌려주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용호만 일대를 해양관광도시 부산의 내실을 다지고 품격을 높이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