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차량에 새 연료탱크 만들고
- 가스 주입 가능토록 엔진 개조
- 일반인 구매 허용돼 수요 늘 듯
- 해외기술보다 효율 높고 저렴
- 차 성능 저하 없이 주유비 아껴

- 천연가스 관련 장비도 개발
- 중국 완성차 업체와 납품 계약
- 콜럼비아 등 남미시장도 노크

LPG 차량의 단점을 극복한 기술을 부산지역 중소기업이 개발했다. 휘발유 차량을 개조해 LPG를 동시에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최근 양산 중인 GDi 엔진을 개조해 LPG를 연료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앞으로 수입 부품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엔진 출력에서 휘발유 차량과 거의 비슷한 성능을 자랑한다. ‘더 시스템’ 김성훈(47) 대표는 “최근 규제가 풀리며 LPG 차량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며 “다양한 기술 개발로 자동차뿐 아니라 건설 중장비 부문에도 진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더 시스템 직원들이 30일 부산 강서구에 있는 공장에서 제품 개발과 관련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종진 기자

■기술로 LPG 한계 극복

LPG 차량이 지닌 단점은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출력이 떨어지며, LNG 연료 탱크가 커 차량의 공간이 부족하다. 시동이 자주 꺼지며, 가스 냄새가 나고 충전소가 부족하다.

더 시스템이 최근 개발한 ‘LPDi’ 방식은 기존 휘발유 차량에 LPG 연료 탱크를 추가해 LPG를 휘발유와 함께 쓸 수 있도록 한 기술이다. 더 시스템은 LPDi 펌프와 펌프 드라이버 등 7, 8개의 부품을 모두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네덜란드 강소기업이 개발한 부품을 수입해 사용한다.

	더 시스템이 개발한 ‘LPDi’ 시스템에 들어가는 부품.

더 시스템은 네덜란드 기업의 기술상 단점마저 보완했다. 외국 기술은 LPG를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기존 GDI 펌프(연료 펌프)에 구멍을 뚫고 용접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LPG를 인젝터에 분사하는 과정에서 액화 상태의 LPG 중 일부는 LPG 탱크에 접촉한 LPDi 펌프에 되돌아가는 방식이다. 액화 상태의 LPG의 기화를 막기 위해 고압 펌프 같은 부품이 사용된다.

더시스템은 GDI 펌프 용접 없이 열교환기를 GDi 펌프 위에 얹는 방식으로 개선했다. LPG 연료를 분사하는 과정에서 LPG 자체를 냉매로 활용함으로써 기화를 막는 방식이다. 분사된 LPG 연료가 LPDi 펌프로 되돌아가는 양이 그만큼 줄어 효율이 좋다. GDi 펌프를 따로 개조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가솔린 고압 펌프와 부스트 펌프가 들어가야 하는 수입사 기술과 달리 별도의 개조 작업이 없어 엔진룸 공간을 더 확보하고, 펌프를 교체할 때 작업 공수 및 고가의 펌프 교체 비용이 들지 않는다. 차량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더 시스템의 기술이 수입사 기술보다 50만 원가량 저렴하다.

성능 면에서도 휘발유 차량과 거의 유사하다고 한다. 더 시스템이 제네시스 G80으로 시험한 결과 엔진 출력은 거의 비슷하거나 일부 구간에서 높은 성능을 보였다. 김 대표는 “휘발유와 LPG를 5만 원치 넣었고 시내를 주행하면 휘발유 차량은 250㎞를 주행하는 반면, LPG 차량은 350㎞까지 달린다”며 “휘발유 대비 40%의 연료 절감을 이룰 수 있는 데다, 휘발유를 함께 사용할 수 있어 LPG 충전소가 부족하다는 단점까지 보완했다”고 강조했다. 시동이 꺼지고 가스 냄새가 나는 단점은 예전 기화 방식 기술에서 생긴 오해로, 최근에는 기술 개발로 이런 단점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기술 개발로 성장

더 시스템의 사업 부문은 자동차 제어와 해양조선, 산업용 제어 분야로 나뉜다. 최근에는 중국의 완성차 제조업체에 천연가스(CNG) 바이퓨엘(Bi-Fuel) 장비를 납품하는 계약을 했다. 이탈리아 제조사와 경쟁을 벌여 달성한 성과라 의미가 남다르다. 중국의 환경 규제 기준을 더 시스템이 통과한 셈이다. 휘발유와 천연가스를 동시에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장비다.

더 시스템은 이 기술을 기반으로 남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CNG 바이퓨엘 장비를 납품하기 위해 콜럼비아 바이어와 계약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중국산 제품이 남미 시장을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중국 기술에서 결함이 발견돼 문제가 되고 있다.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남미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해상 연약지반 개량용 컨트롤 시스템과 디젤 발전기용 디지털 스피드 컨트롤러를 개발해 대기업에 납품한다. 김 대표는 “LPDi 시스템은 3년 전 자체 개발로 진행 중이었던 사업이다. 2년 전 ‘지역주력산업육성 융복합 R&D 사업’ 정부 과제에 선정되며 기술 개발에 탄력을 받았다”며 “매년 50개에 달하는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고 강조했다.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