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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복만 동원개발 회장 “북한 개방 불가피…그쪽 부동산 시스템 공부해 시장선점 노릴 것”

  • 국제신문
  •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
  •  |  입력 : 2019-04-28 19:32:12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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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기
- 경제성장률 낮아 대응 힘들어
- 동남아 진출 등 사업 확대 계획
- 짐 로저스 만난 뒤 北에도 관심”

- 사업 추진 위한 행정 지원 강조
- “지역 업체 자생력 강화 동시에
- 정부 규제 완화 등 뒷받침돼야”

부산 수영구 ㈜동원개발 신사옥에 마련된 장복만(77) 회장의 집무실은 시공능력 평가액 1조 원이 넘는 부산지역 최대 규모 건설사 회장의 사무실이라기에는 조금 소박했다. 회장실에서 볼 수 있는 값비싼 미술품보다는 각종 문서와 메모지가 자리를 차지했다. 메모지도 이면지를 활용할 정도로 검소함과 절약이 몸에 밴 듯했다. 장 회장은 인터뷰 도중에도 갑작스럽게 사업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실무자에게 전화해 무엇인가를 알아보도록 지시했다. 대화 중에 기자로부터 재미난 아이디어를 들으면 인터뷰인 것도 잊은 채 오히려 질문을 쏟아내는 등 열정을 과시했다.
   
동원개발 장복만 회장이 최근 부산 수영구 민락동 신사옥에 마련된 회장 집무실에서 국제신문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장 회장은 “올해 건설업계에 큰 위기가 올 것”이라며 틈새시장을 활용해 이를 극복할 것을 조언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이런 열정을 바탕으로 한 내실 경영 덕분에 동원개발은 알짜 기업으로 성장했다. 1975년 창업한 이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이런 장 회장에게도 현재 부산지역 건설·부동산 시장에 들이닥친 긴 침체기는 큰 위기로 인식된다.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는 경제 성장률이 높아 어려움에 대응하기 쉬웠다. 지금은 2% 중반의 성장 시대인 만큼 위기에 대응하기가 힘들다. 장 회장은 올해 연말 건설업계에 큰 위기가 다가올 것으로 예상했다. 입주 대란이 일어나고 자금 융통이 안 돼 소규모 건설사는 도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 회장은 현재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원인으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8회에 걸쳐 강화된 부동산 거래 규제가 강화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특히 DTI(총부채상환비율)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적용 기준을 강화한 것이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부동산과 주택시장은 분양 절차, 금융, 세제 등 정부 규제가 풀리지 않으면 더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장 회장은 “DTI, LTV 기준 강화로 서민이 금융을 활용할 수 없어 집을 살 수가 없다. 집을 산다고 해도 살던 집을 팔기 어려운 만큼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불황을 이겨내기 위한 동원개발만의 전략이 있을까. 장 회장은 틈새시장을 활용해 위기를 극복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세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장 회장이 내놓은 첫 번째 방법은 지역 건설사 중 첫 번째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장 회장은 “경제성장률이 높고 한국을 잘 이해하는 베트남이나 동남아시아에 진출했다. 호찌민지역을 먼저 본다. 하노이 다낭 등 주요 도시에도 현지화가 가능한 만큼 특별팀을 구성해 주택사업은 물론이고 산업단지 개발도 눈여겨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직원을 줄이거나 구조조정을 하면서까지 외국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부터는 공유 오피스 사업에도 뛰어들기로 했다. 해운대 연제 사상 등지에 새로 짓거나 완공된 아파트 상가에 공유 오피스를 임대한다.

최근 세계적인 투자가 로저스 홀딩스의 짐 로저스 회장과 식사를 한 뒤에는 북한 시장에도 눈을 돌렸다. 장 회장은 북한 시장이 개방되기 전에 사업자 스스로 북한 시스템을 공부하며 개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시간 문제일 뿐 북한이 시장을 개방하지 않을 수는 없다. 부산지역은 수산이나 항만에 노하우가 있어 이를 활용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주변국인 일본이나 중국도 나서겠지만 말이 통하는 만큼 북한 시장이 개방되면 우리가 가장 유리하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베트남 시장이나 공유 오피스 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한다고 하더라고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고 봤다. 그럼에도 동원개발이 해외 진출과 신사업에 마음 놓고 뛰어들 수 있는 원동력은 이미 국내에서 수주한 사업 덕분이다. 장 회장은 “요즘같이 자체 사업이 어려울수록 재건축 재개발 사업이 회사 매출에 기여한다.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던 4년 전부터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금은 부산 4곳, 대구 3곳, 울산 1곳, 창원 1곳 등 대도시에서 10개 단지 약 6000가구, 1조2000억 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수도권 시장에도 계속 도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행정적인 지원이 부족한 부분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장 회장은 “대형 건설사가 자금력과 브랜드를 앞세워 지역 도시정비사업을 잠식하고 있다. 지역 업체 인센티브 등을 더 높여 지역 건설사 참여를 독려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지역 경제도 살고 지역 건설사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인허가 조건을 너무 까다롭게 해 도시개발이 중지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 개발을 중지하면 어떻게 실물경제를 이끌어가고 고용과 세수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침체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역 건설사는 자생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 회장은 “경쟁력 없이 지역 이기주의적인 주장만 해서는 안 된다. 시장 원리에도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 경영은 스스로 개척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 자유주의 경제 원칙이다. 능력이나 형편에 맞게 상품을 공급하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동원개발은 이를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하면 생존할 수 있는가를 공부하고 벤치마킹한다”고 말했다.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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