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제조업체들이 느끼는 경기 전망이 7년여 만에 기준치 이상으로 호전됐다. 대형조선사의 잇따른 수주가 관련 업계 공급 증가로 이어지는 낙수 효과가 올 하반기 가시화될지 주목된다.

부산상공회의소는 24일 지역 제조업체 18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2분기 경기전망실사지수(BSI)가 10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분기 91보다 10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부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가 기준치 100을 넘어서기는 2011년 3분기(124) 이후 7년9개월 만이다. 경기전망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호전을, 미만이면 경기 부진을 의미한다. 업종별로는 조선 산업 회복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화학·고무(122), 조립금속(107), 기계·장비(128), 조선기자재(109) 등에서 경기 호전을 예상했다. 기능성 운동화와 원부자재 수출이 증가하는 신발(110)에서도 실적 개선이 전망됐다.

실적지수는 2012년 4분기(64) 이후 6년여 만에 최저를 나타나 현재 어려움을 반영했다. 올 1분기 부산 제조업 경기실적지수는 66을 기록했다. 경기실적지수는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는 국내 대형 조선소를 중심으로 수주 행렬이 잇따르면서 조선기자재와 조립금속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IMO(국제해사기구)의 선박 환경 규제가 본격 적용됨에 따라 LNG 연료 기반 선박 기술 및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등 기술을 가진 조선기자재 업체를 중심으로 향후 기대감이 크다. 파나시아 관계자는 “스크러버(황산화물 저감장치)와 선박평형수 처리장치는 이미 해외 수주를 진행 중”이라며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에 지역 조선기자재 업계의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예타 면제 사업 등 대규모 SOC사업 추진으로 기계 업종도 조선 경기가 되살아나는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기계공업협동조합 정용환 이사장은 “기계 분야 전반에서 현재 업황은 좋지 않다”면서도 “다만 조선경기와 원전해체산업 육성 등은 앞으로의 경기 전망을 밝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섬유(56), 1차 금속(80), 전기·전자(78) 업종은 대내외 여건 악화와 수요 부진으로 2분기에도 여전히 경기가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민희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