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남 김남정 부회장 경영체제로
- 한국 최초 원양어선 실습항해사
- 1969년 그룹모태 동원산업 창립
- 62억 주식 증여세 자진납부
- ‘거꾸로 된 세계지도’ 사례 유명
국내 원양산업 개척자인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이 은퇴를 선언했다. 김 회장은 1차 산업인 원양어업의 위상을 원양산업으로 한 단계 높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또 ‘정직한 납세자’로 재계 모범이 됐고 해양수산부 창설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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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이 16일 동원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은퇴를 선언하고 있다. 동원그룹 제공 |
김 회장은 16일 경기 이천시 ‘동원리더스아카데미’에서 열린 동원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동원의 창업 정신은 성실한 기업 활동으로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일이다. 오늘의 비전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회에 필요한 기업”이라며 “이 다짐을 잊지 말고 정도(正道)로 가는 것이 승자의 길이란 것도 늘 유념하기 바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무리 거친 바람이 불어도 동원 가족 여러분의 잠재력과 협동 정신이 발휘되면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여러분의 역량을 믿고 물러나 활약상을 지켜보며 응원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1969년 동원그룹의 모태인 동원산업을 창업하고 회사를 이끈 지 50년 만의 퇴임이다. 김 회장은 주변에 “그간 하지 못했던 일, 사회에 기여하고 봉사하는 일도 해나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원그룹은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이 중심이 돼 그룹을 이끌게 된다.
1935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난 김 회장은 23세이던 1958년 한국 최초의 원양어선인 지남호 실습 항해사가 됐고 1960년에는 지남 2호 선장이 됐으며 1969년 동원산업을 창립했다. 재계가 김 회장을 ‘짠돌이’로 부를 정도로 김 회장은 검소하고 투명 경영을 원칙으로 삼았다. 1991년 장남 김남구 부회장에게 주식을 증여하면서 62억3800만 원의 증여세를 자진 납부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당시 증여세 자진납부액으로 사상 최대였고 자진 신고가 되레 허위였다는 의심을 받아 세무조사를 당했지만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 났다.
1958년 부산수산대 어로학과를 졸업한 그는 한국수산회 초대 회장, 한국원양어업협회 회장,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지냈다. 2005년 부경대 명예총장에 추대됐다. 1989년에는 해양개발연구회를 만들어 해수부 신설을 위한 여론 작업을 주도했다. 그는 집무실에 ‘거꾸로 된 세계지도’를 걸어 유라시아대륙을 배후지로 삼으면 대한민국 미래를 제대로 그릴 수 있다는 지론을 폈다.
동원그룹은 현재 수산 식품 패키징 물류 등 4대 부문을 중심으로 연 매출 7조2000억 원(지난해 기준)에 달하는 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동원참치캔은 그동안 62억 개가 판매됐을 정도로 베스트셀러다. 동원그룹은 종합물류기업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며 물류 사업으로 업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 등 국내 유력 그룹의 총수들이 잇달아 퇴진하면서 ‘재벌(chaebol)’ 문화도 전환의 시기를 맞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