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체제 전환
- 취약한 지배구조·상속자금 부족
- 총수일가 한진칼 최대주주 위태
- ‘오너리스크’ 해소 주가는 강세
- 횡령·배임 故 조 회장 ‘공소기각’
- 부인·딸 재판 일정도 미뤄질 듯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사망함에 따라 한진그룹 지배 구조에 변화가 예상된다. 재계는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44) 대한항공 사장으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진다고 보지만 취약한 지배 구조와 조 회장 일가가 연이어 일으킨 ‘갑질 파동’으로 사회적 비판이 여전한 상황에서 상속세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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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한 8일 대한항공 소속 한 승무원이 조기가 걸린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조원태 체제 전망 속 상속세 변수
조 회장은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최대주주(지분율 17.84%)다. 장남 조원태 사장이 2.34%, 장녀 조현아가 2.31%, 차녀 조현민이 2.30%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을 세 자녀가 엇비슷한 수준으로 보유한 상황을 들어 조 회장이 다른 재벌과 달리 생전에 대대적인 주식 지분 승계 등의 작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단 조 사장으로 경영권 승계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지만 17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상속세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신한금융투자 박광래 연구원은 “전자공시시스템으로 파악할 수 있는 조 회장 보유 유가증권의 가치는 3454억 원이며 상속세율 50%를 적용하면 조 회장 가족이 내야 하는 상속세는 1727억 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족이 상속세를 마련하는 방법은 주식담보대출과 배당이다. 주식담보대출은 조 회장 일가가 보유한 한진칼과 한진 지분 가치가 1217억 원인데 평가 가치의 절반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것을 고려하면 조달 가능 금액은 609억 원”이라고 덧붙였다.
조 회장의 지분이 전량 상속된다면 특수관계인 지분율 28.95%를 유지할 수 있지만, 상속세 납부 등으로 20%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송치호 연구원은 “한진칼은 국민연금공단과 KCGI로부터 지분 견제를 받고 있어 그룹 총수인 조 회장이 사망함에 따라 총수 일가의 최대주주 지위가 위협받게 됐다”며 “상속세율 50%를 단순 적용해 조 회장의 한진칼 보유 지분 17.84%의 절반을 상속세로 낸다면 한진칼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8.95%에서 20.03%로 떨어져 KCGI와 국민연금 합산 지분율인 20.81%보다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한진그룹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진칼은 전 거래일보다 20.63% 상승한 3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선주인 한진칼우는 가격 제한폭(30%)에 근접한 29.91% 오른 2만1500원에 장을 마쳤고 대한항공도 1.88% 상승했다. 한진그룹 지배 구조가 재편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일가 수사·재판은 계속
조 회장이 숨지면서 그가 받던 재판은 중단될 전망이다. 조 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법에서 재판을 받았다. 검찰 조사에서 드러난 횡령과 배임 규모는 274억 원이다.
함께 기소된 다른 피고인이나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재판이나 수사는 계속된다. 장례 일정 등으로 잠시 중단될 수 있지만 혐의를 벗어나지 않은 만큼 수사와 재판은 계속될 전망이다. 9일로 예정된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재판은 변호인 측이 재판부에 기일변경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겨냥한 검찰 수사도 장례가 끝나는 대로 진행된다. 조 사장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주주총회를 앞두고 직원들에게 찬성 의결권을 강요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 밖에 직원들의 연차수당을 미지급한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를 두고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정옥재 이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