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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희망벨트 <4-1> 금융 벨트- 레그테크 중심지로 전환을

안 오는 금융기관 유치 ‘헛심’… 레그테크(금융규제 준수·소비자 보호 신기술)로 오게 만들어야

  • 정유선 기자
  •  |   입력 : 2019-03-31 19:17:57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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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중심지 지정 10년 지났지만
- 스스로 부산으로 온 기업은 없어
- 금융센터지수도 세계 46위 하락
- 전북 제3 금융중심지 추진 악재

- 부산, 매력적 산업구조로 바꾸고
- 규제 풀어 디지털금융 적극 지원
- 성장위한 소프트웨어 마련 절실

2009년 1월 해양 및 파생금융의 중심을 표방하며 부산이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지 10년이 지났다. 지금 부산은 세계는 물론 국내에서조차 금융도시라 불리기 민망할 정도로 초라한 모습이다. 기껏해야 ‘금융 공기업의 집적지’에 불과했던 ‘시즌 1’을 넘어 자생력을 갖춘 금융시장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새로운 도약의 길을 찾아야 할 때다.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부산금융중심지 10주년 기념식이 열려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부산 남구 금융혁신도시 전경. 금융위 제공·국제신문DB
■흔들리는 금융도시

부산 금융중심지가 자리 잡지 못한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시장의 무관심이다. ‘강제 이전한’ 금융공기업 외에 부산은 지난 10년간 어떤 금융회사도 유치하지 못했다. 기업의 활동이 왕성해 인적 물적 자본이 집적되면서 금융생태계를 갖춰야 하는데 GRDP(지역내총생산) 비중 이 전국 6%에 불과한 부산에 중개할 만한 금융 물량 자체가 없었던 탓이다.

또 이전 공공기관도 주요 목적 사업의 성격상 민간 금융 비즈니스로 확장하기가 어려워 금융 발전의 낙수 효과와 일자리 창출도 기대에 못 미쳤다.

세계 주요 도시 금융경쟁력 평가에서 부산은 나날이 뒤진다. 최근 지옌그룹이 발표한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조사 결과 부산은 46위로 지난해 9월보다 두 계단 하락했다.

정부의 제3 금융중심지 지정 움직임은 부산을 위태롭게 한다. 현재 전북을 금융중심지로 추가 지정하는 것은 시기 상조라는 판단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전해졌지만 지정 여부와 무관하게 630조 원의 자산을 굴리는 국민연금공단 본사가 있는 전북은 부산을 앞설 수 있는 물적 토대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중앙정부와 부산시가 뚜렷한 금융중심지 발전 전략이 없다. 또 정책 분산으로 지난 10년간 시간을 허비했다는 지적이 많다. 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의장은 31일 “금융중심지 지정 10년이 되도록 부산은 서울에서 오는 기관 유치에만 목을 매고, 자체 금융 발전 전략이 없었다”며 “현재 해양 및 파생금융만으로는 동력이 있는지 의문이다. 새로운 금융종합중심지 전략으로 전환할 때”라고 말했다.

■디지털 금융중심지 전략으로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는 새로운 전략을 요구한다. 결제 대출 자산관리 보험 등 금융 업무의 모든 영역에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기술로 무장한 핀테크 기업이 활발하게 활동한다. 골드만삭스는 2000년대 초반 600명에 달하던 주식 매매 트레이더 수를 2017년 단 2명으로 줄였다. 어떻게 보면 금융중개기관(금융회사)의 실물 유치에 큰 의미가 없어진 셈이다.

보스톤컨설팅그룹 황형준 한국 대표는 지난달 부산 금융중심지 10주년 세미나에서 “금융은 기관을 모아놓는다고 되는 게 아니다. 매력적인 산업도시가 되면 금융은 따라오는 것”이라며 “최근 디지털시대가 도래하면서 3세대 지식을 기반으로 금융중심지가 성장한다. 지역 산업 구조는 도소매 제조업 중심으로, 지식 기반 산업과는 거리가 멀다. 시는 그것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세대가 런던 뉴욕처럼 산업화 과정에서 자연발생으로 형성된 금융도시라면, 2세대는 싱가포르 상하이같이 글로벌화에 따른 물류 중심지와 정부 지원으로 만들어진 도시다. 3세대는 신기술 및 생태계 중심의 금융 허브, 다시 말해 ‘핀테크 허브’다. 부산 금융중심지 전략도 이제는 지난 10년의 실패를 딛고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때다. 되지도 않을 금융기관 유치에 목매고, 글로벌 순위에 연연하며 헛심을 쓸 게 아니라 부산만의 금융 혁신 서비스를 선점해 금융 산업과 생태계 조성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

지역 핀테크 산업을 활성화하려면 정부가 주도하는 ‘금융 규제 샌드박스’의 전방(pre) 육성 시스템을 시가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금융위가 최근 규제 샌드박스 신청을 받았지만 부산 경남 업체의 참여는 저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탓이다. 부경대 이유태(경영학부) 교수는 “금융기술기업 클러스터를 만들기 위해선 기업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해야 하는데 역량이 부족한 지역 업체로선 어려움이 많다”며 “지자체가 이를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모의 점검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선 기자

◇ 부산 금융중심지 추진 연혁

2003.12 

동북아 금융허브 로드맵 수립

2007.12 

금융중심지법 제정

2008. 4.

금융중심지 추진위원회 구성, 제1차 기본계획 수립(2008~2010)

2009.1.

서울·부산 금융중심지 지정

2010. 8.

부산금융중심지 육성 기본계획 수립(해양·파생분야 특화)

2014. 8.

BIFC 1단계 개발 완료(부산국제금융센터 완공)

2015.4

부산시, ‘도약 2020, 부산금융중심지 도약 위한 추진전략 및 과제’ 발표

2017. 10

제4차 금융중심지 기본계획(2017~2019) 수립

2018. 9

부산시, ‘새로운 10년 부산금융중심지 추진전략’ 발표

2018.12 

BIFC 2단계 사업 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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