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2012년 파산한 부산저축은행의 채권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캄보디아 캄코시티 부동산이 헐값에 매각되는 상황을 막았다.
또 캄보디아 정부 측이 부산저축은행 채권 회수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혀 피해자 보상에도 물꼬가 트일 가능성이 커졌다.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의원실과 예금보험공사는 26일 문 대통령이 지난 13~16일 캄보디아를 국빈 방문했을 때 대통령을 수행한 위성백 예보 사장이 캄보디아 정부 측에 부산저축은행 등 5개 파산재단이 채권을 보유한 캄코시티 부동산의 저가 매각을 막아줄 것을 요청해 캄보디아 정부가 예보의 채권 회수를 적극적으로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캄코시티는 사업자인 월드시티 이상호 대표가 부산저축은행 그룹에서 거액의 대출을 받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건설을 추진하려던 신도시 사업이다. 월드시티는 현재 캄보디아에 신도시 사업 투자와 관련해 약 70㏊의 부동산을 보유 중이다.
부산저축은행 등 5개 파산재단의 캄코시티 관련 채권 금액은 지난 1월 말 현재 6365억 원에 달한다. 예보는 캄코시티 채권 회수를 위해 국내외에서 여러 건 소송을 하고 이 대표와 협상을 추진했으나 진척이 없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부동산 일부를 판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캄보디아 정부도 지난해 말 월드시티가 보유한 사업권을 회수하면서 캄코시티 헐값 매각이 진행됐다.
캄코시티 채권이 저가에 팔리면 채권을 회수한 뒤 피해자에 배당되는 금액이 줄 수밖에 없다. 또 이 대표가 캄코시티 부지 매각 대금을 받더라도 대출 상환을 거부하면 채권 회수와 피해 보상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상황을 파악한 예보는 전 의원의 지원으로 문 대통령이 캄보디아를 방문했을 때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해 캄보디아 총리실, 관계부처 장관, 대사 등과 만나 이번 일을 성사시켰다. 캄코시티 부지는 부실 저축은행 사태 피해자의 채권 회수에 필요한 공적 재산이라는 점을 부각해 캄보디아 정부로부터 캄코시티 부동산이 헐값으로 매각되는 것을 중단하고 채권을 회수하는 데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캄코시티 사업과 관련해 부산저축은행 등 5개 저축은행에 약 3만8000명이 피해를 입었고, 피해액은 6268억 원에 달한다. 전 의원은 “피해 회복을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