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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창업1번지로 <11> 세계로 뻗는 지역 액셀러레이터

‘선보엔젤’, 亞·유럽과 협업… 동남권 제조업 역량 키운다

  • 민건태 기자
  •  |   입력 : 2019-03-25 20:10:31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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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 허브 싱가포르에 지사

- 스타트업 콘텐츠, 동남아 접목
- ‘엑스파라’와 500억 펀드 추진
- 세포 배양 ‘다나그린’ 투자받아

# 오픈 이노베이션 벤치마킹

- 북유럽 제조업 붕괴 딛고 창업
- 대기업·스타트업 활발한 교류
- 핀란드 철강IT, 국내시장 노크

3차원 세포 배양 키트로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 ‘다나그린’은 부산지역 액셀러레이터 선보엔젤파트너스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싱가포르 소재 벤처캐피털(VC)로부터 3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선보엔젤파트너스가 최초로 해외 투자를 유치한 사례다. 철강 공정에 IT 기술을 접목한 핀란드의 스타트업 ‘사포텍’도 한국의 문을 두드린다. 전통적인 산업군인 제조업이 붕괴한 북유럽 국가에서는 최근 스타트업이 경제 성장을 이끈다. 제조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성장이라는 점에서 국내 산업과 싱가포르 핀란드 등과 같은 국가가 유사하다.
   
선보엔젤파트너스 오종훈(왼쪽 다섯 번째) 공동대표가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선보엔젤파트너스는 독일 싱가포르 등에 지사를 차려 해외 기술력을 국내 제조업에 도입하는 한편, 국내 스타트업과 해외 투자자를 연결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동남아 중심, 싱가포르

싱가포르가 동남아의 창업 허브로 떠올랐다. 연 7~8%에 불과한 낮은 법인세는 물론, 투자신고와 세무 등에 소요되는 행정 절차를 대폭 줄여 해외 기업을 대거 유치했다. 이미 물류와 금융 허브 전략으로 높은 경제 성장률을 달성한 싱가포르는 해외 VC와 스타트업을 끌어모으는 중심지로 도약 중이다.

싱가포르가 창업 분야에서 높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인근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 위치한 스타트업이 여러 지사를 싱가포르에 차리기 때문이다. 세계를 주 무대로 한 글로벌 VC의 투자를 받고 사업을 세계로 확장하기 쉽다는 이점이 있다. 극도로 진화한 싱가포르의 금융·물류 시스템과 동남아 주요 산업군인 제조업이 결합하는 양상이다.

동남아 국가들이 한국의 경제 발전 모델을 그대로 수용한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경제 성장이라는 점에서 한국과 접점이 많다는 분석이다. 특히 인건비가 싸다 보니 최근 중국에서 동남아로 공장을 옮기는 사례가 더욱 늘어 앞으로 경제 전망도 밝다.

선보엔젤파트너스도 싱가포르로 영역을 확대했다. ‘블록 71’로 불리는 싱가포르 내 창업 거점 공간에 지사를 차려 싱가포르 VC ‘엑스파라(EXPARA)’와 500억 원 규모의 공동 펀드를 조성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다나그린은 양 투자사의 협업 과정에서 나온 성과물이다. 간 등 인체조직을 배양해 세포가 입체적으로 자랄 수 있게 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신약 개발이나 각종 바이오 연구에서 진행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다. 특히 미래에는 인공장기 배양까지 기대되는 기술이다. 엑스파라는 투자신고 절차와 각종 세무 문제 등 극심한 국내 창업 투자 규제를 뚫고 다나그린에 투자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투자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선보엔젤파트너스 오종훈 공동대표는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콘텐츠가 동남아지역에 접목하기 쉬워 앞으로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말뫼와 노키아의 반전

스웨덴의 조선산업 중심지 말뫼와 핀란드의 대표적인 대기업 노키아는 제조업 붕괴의 상징으로 꼽힌다.

스웨덴 남부의 항구 도시 말뫼는 한때 조선산업으로 국가 경제를 이끌던 지역이다. 하지만 지역 조선소가 문을 닫으며 도시 인구의 10% 수준인 2만7000명이 직장을 잃었다. 스웨덴 정부는 조선산업 지원을 과감히 끊고 신재생 IT 바이오 등 신산업에 투자했다.

‘말뫼의 눈물’로 표현됐던 제조업 붕괴는 최근 ‘말뫼의 기적’으로 불린다. 조선소 부지에는 54층짜리 랜드마크 건물이 들어섰다. 신산업 부흥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핀란드의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 노키아도 스마트폰 물결에 휩쓸렸다. 하지만 대기업 붕괴는 도리어 창업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노키아에서 쏟아져 나온 연구 인력이 대거 창업에 나섰다. 핀란드는 이미 북유럽 일대 창업의 중심 국가로 도약했다.

북유럽은 산업 구조상 한국과 유사한 점이 많다. 주력 산업이 조선 등 제조업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점은 개방성 여부다. 북유럽 국가들이 창업 중심 국가로 거듭난 이유는 바로 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 덕분이다. 정부에 기대기보다 자력으로 생존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중견·대기업이 스타트업과 활발하게 기술을 교류한다.

핀란드의 스타트업 ‘사포텍(SAPOTECH)’은 최근 국내 대형 철강 공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 업체는 철강 제조 과정에서 사람이 직접 검수하던 품질 검사를 IT 기술로 대체했다. 글로벌 대기업으로부터의 투자는 물론, 비즈니스 협력까지 끌어내며 세계를 무대로 폭발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업체다.

오 대표는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 사례는 부산이 배워야 할 점이 많다”며 “산업 구조조정 측면에서 지역 스타트업과 기존 제조업 부문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체 간 각자 강점이 있는 기술력과 새로운 형태의 신기술을 서로 내놓고 더욱 발전하는 전략, 오픈 이노베이션 활성화가 부산지역 산업 발전을 위한 새로운 과제다. 민건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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