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대교 선박 충돌 사고를 계기로 선박 입출항시 해양사고 방지를 위해 용호부두를 강제도선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1000ｔ이상 선박에 대해 선사와 대리점에 예선을 사용하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형사고발 조치를 하기로 했다.

부산해양수산청은 5일 부산시와 해양경찰청, 항만업계 등이 참여하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1000ｔ 이상 선박에 대해서 예선을 사용하도록 한 규정을 철저히 지키고 이를 어길 시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현행 부산항 예선운영 세칙은 부두에 이·접안하거나 계류하고자 하는 1000ｔ급 이상 선박은 항만시설 보호와 선박 안전을 위해 예선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도선 대상 선박 가운데 이·접안 보조장비를 설치한 선박은 도선사가 선장과 협의해 자율적으로 예선 사용 여부를 정할 수 있다.

예선은 대형선박을 끌거나 밀어서 부두에 접안시키거나 접안 선박이 부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배를 말한다. 광안대교 선박 충돌 사고를 낸 씨그랜드호는 용호부두를 떠나 출항하는 과정에서 요트 등을 들이받고 나서 뒤늦게 예선을 요청했지만, 예선과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 돼 실제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해수청은 부산항 예선 사용 기준을 재검토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지난 2일 부산신항 1부두에서 발생한 외국적 선박간 추돌과 관련해 해외 사례처럼 예선을 2척 사용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부산항, 부산항만공사, 도선사회, 예선조합, 선주협회 국제대리점협회, 한국해운조합 등이 참여하는 T/F팀을 꾸리기로 했다.

한편 부산해수청은 임시방편으로 지난 4일 오후 6시부터 3개월간 1000ｔ급 이상 선박의 용호부두 입항을 금지하고, 강제도선 구역을 확대하는 등 근본 대책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