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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도시 위상…관문공항에 달렸다 <5> 따로노는 인프라

물류허브 역할 못하는 김해공항…‘트라이포트’ 구축 서둘러야

  • 국제신문
  • 이은정 기자
  •  |  입력 : 2019-02-19 19:30:28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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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공항 화물청사 개점휴업
- 지역 화물 운송비율 고작 3.6%
- 환적화물 급증하는 부산항도
- 공항·철도 연계 안돼 반쪽 역할
- 해운·항공·육상 입체적 연결
- 복합물류체계 구축 위해서는
-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필수적

부산의 미래는 동북아 해양수도다. 유라시아로 이어지는 대륙과 환태평양으로 나가는 해양의 시작점이라는 지정학적 강점을 활용해 동북아시아의 물류거점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하지만 물류전문가들은 대륙(유라시아)과 해양(태평양)을 잇는 항만과 철도, 공항 네트워크 곧 ‘트라이포트(TRI-Port)’를 구축하지 않으면 동북아 해양수도는 이뤄질 수 없는 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항만과 철도, 공항이 3박자를 이뤄 물류 중심지를 이루는 트라이포트를 조성하기 위해 관문공항 설립이 필요하다. 사진은 짐을 내리고 있는 대한항공 화물기와 부산항 신항으로 들어오는 컨테이너 선박 모습. 국제신문 DB
■고부가가치 화물은 인천

부산항은 지난해 6m짜리 컨테이너 기준으로 2167만 개의 사상 최대 물동량을 처리했다. 이 중 수출입 물량은 1020만 개로 역시 전국 항만이나 공항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취급했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295만2069t의 국제선 화물을 처리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총수출 6051억 달러 중 2002억 달러어치를 처리하며 전체 수출의 33%를 담당했다. 물동량은 부산항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지만 수출액은 230억 달러 이상이 많다. 인천공항은 메모리반도체, 프로세서와 컨트롤러, 무선통신기기부품 등 가볍고 작지만 값비싼 화물을 항공 운송으로 처리해 큰 수입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부산항은 처리하는 물량 절반 이상이 환적 화물이지만 규모보다 부가가치 창출이 턱없이 낮다. 항만물동량이 지속적으로 확장성을 가지고 있지만 화물 액수 면에서 수출입 화물 운송기여도는 떨어지고 있다. 2012년 전체 무역화물 운송액에서 항만 비중은 79%였으나 지난해는 69.6%로 줄어들었다.

부산도 항만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 포털시스템에 따르면 김해공항은 지난해(11월 말 기준) 처리한 14만1197t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9% 감소했다. 같은 기간 김해국제공항을 이착륙한 화물기는 1대밖에 없다. 김해공항에는 2000년 초만 해도 아시아 권역을 연결하는 부정기 화물기가 매년 많게는 7대, 적게는 2대가량이 꾸준히 운항했는데 2016년과 2017년에는 단 한 편도 운항하지 않으며 화물기가 뚝 끊겼다.

현재 김해공항을 오가는 항공화물은 대부분 화물기 대신 여객기로 수송되고 있다. 김해공항 화물청사는 개점휴업인 셈이다. 이런 현상은 인천공항을 국제 허브공항으로 키우기 위해 인천으로 화물을 집중하는 정부의 국가 물류 기본계획 때문에 빚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발전연구원이 2018년 발간한 ‘부산권 국제항공화물 수요 조사·분석’자료에 따르면 부산·경남권 항공화물 중 김해공항을 통해 운송되는 화물 비율은 3.6%에 그친다. 김해공항 영향권의 수출입화물량은 2017년 기준 총 27만474t이 발생했지만 96.4%가 인천공항에서 처리된 것이다. 물류전문가들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세계물류시장 속에서 대한민국의 물류경쟁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해운, 항공, 육상을 연결한 입체적인 물류 네트워크 구성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복합수송체계 구축해야

부산항이 세계 환적 화물 물동량 2위, 전체 화물 물동량 세계 6위의 항만이지만 최근 인근 중국항만들의 급성장과 동북아 국가 항만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부산은 항만 물류 허브로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다. 하지만 항만과 연결된 공항이나 철도 등의 복합수송체계를 구축하지 못해 동아시아의 연결거점인 싱가포르와 북유럽의 연결거점인 네덜란드 로테르담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부산발전연구원 이은진 연구원은 “항만, 철도, 공항 등 3개의 핵심축을 갖춰야 물류 허브가 될 수 있는데 김해공항의 부족함을 채워줄 공항 시스템이 시급하다”며 “늘어나고 있는 항공화물, 수출입화물도 영남권에서 처리하는 게 유리한 만큼 관문 공항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류산업 경쟁력 확보 및 관련 산업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동남권 관문공항 건립은 절실하다. 해상과 항공시설이 멀리 떨어져 있는 현재의 실정에서는 반쪽짜리 물류로 전락할 수밖에 없기에 환적화물 유치에 큰 걸림돌이 되고 이는 곧 물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팬스타크루즈는 2015년 일본 기업의 화물을 선박 편을 이용해 국내로 운송한 뒤 항공편을 이용해 미국 시카고로 운송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김해공항의 좁은 활주로와 약한 지반으로 인한 대형 화물기 이착륙 문제가 발생해 끝내 무산되기도 했다. 팬스타크루즈 김현겸 회장은 “해운, 항공을 연계한 복합물류체계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24시간 운영되는 공항이 있어야 한다”며 “지금의 공항 시설로는 물류 서비스에 많은 제약이 따르고 있기에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는 것이 여러 방면으로 유용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세계 주요 물류 중심국가들은 항만과 공항을 연계해 발전하고 있다. 홍콩항-첵랍콕공항, 싱가포르항-창이공항, 상하이항-푸둥공항, 로테르담항-스키폴공항, 두바이항-두바이공항 등처럼 20㎞ 이내에 항만과 공항을 연계하여 24시간 운영할 수 있는 복합물류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물류 강국으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 유수의 항만과 공항이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이런 관점에서 신공항 건설에 힘을 쏟아야 한다. 부산시는 물류·제조 거점을 확대하기 위해 트라이포트 조성 전략을 세웠다. 부산항 신항 일원에 공항·항만·철도 물류를 통합 처리하는 터미널을 지어 항만과 항공에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여객 수요 확대뿐만 아니라 부산이 동북아의 새로운 물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관문공항은 꼭 필요한 시설이다.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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