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행법 창업펀드 운용 자격
- ‘펀드매니저 경력 3년’ 명시
- 금융분야 치중, 역할 한계 등
- 성장 막는 제도 개선 필요
부산시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창업 도시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선포(국제신문 18일 자 1면 보도)했다. 이와 함께 창업 투자와 생태계 전반에 산적한 규제를 풀어야 성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18일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있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창업도시 부산’ 선포식을 열었다. 선포식은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액셀러레이팅(극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 프로그램인 ‘L-Camp(엘캠프) 부산’의 개소식에 맞춰 진행됐다. 그동안 공공기관 중심인 창업 지원에서 벗어나 민간이 주도하는 사업으로 지역 창업 성장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오거돈 부산시장,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L-캠프 부산 출범식이 열리고 있다.김성효 전문기자kimsh@
일선 창업계는 이 같은 기대감이 현실로 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창업 펀드를 운용하는 벤처캐피털(VC) 소속 펀드매니저의 자격 요건이 가장 큰 규제로 꼽혔다. VC가 정부 모태펀드 자금으로 이뤄진 창업 펀드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펀드 운용 경력을 3년 이상 갖춰야 한다. 하지만 투자자가 극도로 한정돼 기업의 가치가 제대로 매겨지지 않는 시장 특성상 금융 분야 소양만 갖춘 VC 펀드매니저의 역할은 한정될 수밖에 없다. 지역의 한 액셀러레이터는 “시가 운용 중인 500억 원 규모 조선업 구조조정 펀드의 실적이 없는 게 단적인 사례”라며 “펀드매니저는 지분에 투자해 경영에 직접적인 조언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액셀러레이터 소속 심사역의 지위 향상도 거론된다. 2016년부터 액셀러레이터도 정부 자금 기반의 창업 모태펀드에 참여할 기회가 부여됐지만, 펀드매니저 자격 요건을 두고 세부 내용이 보완되지 않아 액셀러레이터가 펀드 운용에 참여할 기회가 사실상 막혔다.
대기업에 엄격하게 적용되는 금산분리는 롯데액셀러레이터가 직면한 가장 큰 걸림돌이다.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은 자체적 벤처캐피털 지분을 보유해 이를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택한다. 국내 사정은 다르다. 벤처캐피털 자체가 금융회사로 인정돼 지주회사 체제의 대기업은 벤처캐피털의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 스타트업의 신기술과 결합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방법이 가로막혔다. 롯데액셀러레이터 관계자는 “현재 롯데액셀러레이터의 지분을 정리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창업 투자와 보육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춘 시 정책도 보완이 필요하다. 창업 과정에서는 기술과 경영 등 각종 법적인 분쟁이 발생하는데, 지역에는 이를 다룰 만한 전문인력이 없다. 콜즈다이나믹스 강종수 대표는 “창업에 특화한 법률과 회계 부문 인프라가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