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주 업무협약 ‘상생’ 다짐
- 부산신항 명칭은 그대로
- 시민단체 “여론수렴 부족”
부산항 신항 컨테이너 부두를 확충해 메가포트를 조성하는 ‘제2 신항’ 건설 사업 입지가 경남 진해로 사실상 확정됐다. 이와 관련해 부산시와 경남도는 다음 주 업무협약을 맺고 상생 의지를 다진다.
23일 부산시 관계자에 따르면 부산 가덕도와 창원시 진해구 제덕만 일원을 놓고 ‘제2 신항’ 유치전을 벌였던 부산시와 경남도는 최근 진해로 입지를 정하는 것으로 협의했다. 앞서 해수부는 신항 3단계 사업을 확장해 창원시 진해구 제덕 일원에 12조7000억 원을 들여 컨테이너 부두 17선석, 피더 4선석 등 21선석과 접안시설 8.34㎞를 건설한다는 안과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원에 17조8000억 원을 들여 컨테이너 부두 24선석과 접안시설 10㎞를 조성하는 계획을 놓고 저울질해왔다.
두 지자체는 자칫하면 부산·경남의 행정구역에 걸쳐 있는 부산신항의 명칭을 놓고 대립하다 소송을 벌였던 전례가 되풀이될 수 있고 지역 갈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하며 수차례 만남 끝에 ‘제2 신항’을 진해에 짓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다만 부산시는 ‘제2 신항’이 경남도에 속해 있지만, 부산신항이라는 명칭을 그대로 써야 한다고 못 박았고 경남 측도 받아들임으로써 이를 협의서에 넣기로 했다. 극한 대립 우려와는 달리 양 지자체가 ‘제2 신항’ 입지를 비교적 쉽게 합의한 데는 오거돈 부산시장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이 주효했다. 또 어느 쪽으로 결정되더라도 다른 한 쪽의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같은 당 출신 김영춘 해수부 장관의 정치적 부담도 덜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초 가질 ‘제2 신항’ 입지 결정 관련 업무협약식에 김 장관도 참석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제2 신항을 놓고 지자체끼리 갈등을 일으키면 서로에게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을 했다”며 “제2 신항을 계속 부산신항이라고 명명하는 것에도 경남 측 반발이 컸지만 협의가 잘 됐다”고 밝혔다.
부산지역 시민단체는 부산시가 ‘제2 신항’의 경제적 가치를 간과하고 여론 수렴도 없이 경남도에 양보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제2 신항’ 개발에는 최소 12조 원 이상(경남 진해의 경우)이 투입되는데 지역업체 참여에 따른 건설업 직접 효과는 최대 5조 원으로 예상된다. 해수부가 기반시설을 짓고 부산항만공사가 부두·배후단지를 조성한다. 조달청 입찰 참가 자격 사전심사 기준에 따라 지역업체 최대 40% 참여가 가능하다. 부두 근로자, 배후단지 종사자 등 일자리도 크게 늘어난다. 부산항을 사랑하는 시민모임 관계자는 “시가 경제적인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정무적 판단만 했다”고 꼬집었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