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장이사 업체도 경영난 호소
- 청소업체 “사실상 개점 휴업”

부산 금정구에서 소규모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A 씨는 최근 극심한 경영난에 빠졌다. 지역의 부동산 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부터 실적이 급속도로 줄기 시작하더니 도배나 바닥재 공사 등 단순 시공에 대한 문의가 많이 줄었다. 아파트나 단독주택 내부를 완전히 바꾸는 리모델링 공사 건수도 지난해보다 60~70% 감소했다.

A 씨는 “실내 인테리어 업계는 사업 특성상 소규모 업체가 대부분이다. 올해는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문제까지 한꺼번에 겹쳐 버티기 힘들다. 심각하게 업종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면서 올해도 주저앉은 부동산 거래량이 회복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영향으로 실내 인테리어와 이사 청소대행 등 관련 업계에서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4일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2016년(1~11월 기준) 8만7708건이던 부산지역 주택매매 건수는 2017년 6만8564건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4만5265건으로 2년새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아파트 매매 건수도 2016년 5만6149건에서 2017년 3만9602건으로 줄었고 지난해 2만6851건으로 감소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런 부동산 침체기가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기조가 변하지 않은 데다 시장이 이미 오랜 시간 침체기에 빠졌던 만큼 아파트 실수요자나 투자자 등의 관망세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본다.

부동산 거래 절벽은 건설업체나 부동산 사무실 등에만 영향을 끼치지 않고 관련 업계에도 연쇄 충격을 줬다. 새로 이사할 때는 보통 이사할 아파트에 장판과 벽지 등을 교환하는 실내 인테리어를 하고 청소대행 업체를 불러 깨끗하게 정리한다.

이후 포장이사 업체에 의뢰해 이사하지만 부동산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이런 행위가 급감했다.

신축 건물이나 새로 이사하는 집의 청소를 대행해 주는 업체는 지난해 7월부터 업무량이 3분의 1가량으로 줄었다.

한 청소대행업체 대표는 “거래처가 확보된 곳은 그나마 괜찮지만 대부분 업체가 일이 없어 장기간 휴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의 한 포장이사 업체 대표는 “한 달에 이사가 보통 10건가량 있는데 이번 달에는 3건밖에 못 할 것 같다. 지역 부동산 거래 절벽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부동산과 연관된 산업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영록 기자 kiyuro@kookje.co.kr